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특종’(Scoop) ★★★½

2006-07-28 (금)
크게 작게
‘특종’(Scoop) ★★★½

손드라는 연쇄살인 혐의가 있는 피터와 사랑에 바진다. 오른쪽은 마술사 역의 우디 알렌.

오랜만에 우디 알렌의 진지한 드라마 솜씨가 십분 발휘됐던 2005년작 ‘매치 포인트’와 주제와 극적 성분이 매우 닮은 영화인데 이번에는 불면 날아갈 것처럼 가벼운 코미디를 만들었다. 런던 상류사회서 일어나는 살인과 기만이라는 주제와 주연배우로 스칼렛 조핸슨을 쓴 것까지 둘이 닮았다.
그러나 ‘매치 포인트’는 심각한 예술영화인 반면 이 영화는 알렌의 상투적 위트를 재활용한 나른한 작품이다. 쇠꼬리에 집요하게 달라붙는 쇠파리처럼 알렌은 시종일관 징징대는데 나이가 먹어서 그런지 그의 참신하던 유머와 위트가 매우 무기력하다. 고작 한다는 농담이 “유대교 신자였으나 후에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다”는 식. 그러나 외양도 그럴싸하고 잔재미는 있어 볼만은 하다.
첫 장면은 최근 사망한 런던의 명 사건기자 조(이안 맥쉐인)가 저승행 배를 타고 지옥의 강을 건너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배에 동승한 여자로부터 이 여자가 비서로 일하던 영국 귀족 피터 라이맨(휴 잭맨)이 ‘점괘카드 연쇄살인사건’의 장본인임을 알게 되면서 독살 당했다는 말을 듣는다. 죽어서도 사건취재 버릇을 못 버린 조는 이 말을 듣고 취재한다고 강물 속으로 뛰어든다.
장면은 지상의 런던으로 전환하면서 미국서 온 저널리즘 전공 여학생 손드라(조핸슨)가 취재노트를 들고 영화 감독 인터뷰를 위해 호텔서 기다리는 장면이 나온다. 손드라는 취재 대신 이 감독의 섹스 노리개가 된다.
어느 날 밤 손드라가 외출했다가 시드(알렌)의 마술쇼가 열리는 극장엘 들어간다. 여기서 손드라는 시드의 권유에 따라 무대 위 상자 속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만난 것이 조의 유령. 조는 손드라에게 세계적 특종거리라며 피터를 조사하라고 알려주고 사라진다.
특종욕에 불타는 안경을 낀 약간 얼뜬 손드라는 이때부터 싫다는 시드를 조수 겸 아버지로 쓰면서 피터에게 접근한다. 그런데 손드라는 미남에 핸섬하고 돈 많고 유식한 피터를 사랑하게 되면서 당초의 목적을 잃고 갈팡질팡한다. 그리고 계속 창녀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PG-13. Focus.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