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들 시름만 는다
2006-07-28 (금) 12:00:00
북한 미사일 발사로 가족상봉 난관 우려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북미 관계로 미주지역에 살고 있는 이북 출신 실향민 한인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되기 까지 필요한 미 주류 정치인들의 지지를 얻기도 쉽지 않고 예전처럼 ‘내 형제들인데’하는 생각에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도 왠지 꺼림칙하다.
시카고 지역에서 가장 마음을 졸이는 곳은 이산가족 상봉 프로젝트 추진 단체 ‘샘소리’다. 샘소리를 조직한 이차희 알바니팍 도서관장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인턴들이 워싱턴에서 꾸준히 로비 중이라면서도 요새 북미관계 확실히 좋지 않아 의원들 감정이 많이 상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 관장에 따르면 이산가족 상봉이 북한에 대한 지원으로 변질될 가능성 때문에 위스칸신의 상원의원 한 명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등 난관이 많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폭격으로 관심이 돌려져 차라리 다행이라 생각한다. 로비시 의원들 개개인의 반응은 좋다지만 협조가 잘 안되는 것 같아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원래 계획은 9월 의회 개회시 이산가족 관련 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미사일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 오바마 상원의원 등 호의적인 정치인들은 여전히 인도적 지원과 정치는 구별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북한에 적대적인 의원들 사이에서 조금씩 이상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워싱턴에서 로비 중인 샘소리 인턴들은 현재 이산가족 문제를 북미관계와 별개인 사안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들도 미사일 발사 등 때문에 이제 무조건적으로 지원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함경도민회 김예철씨는 예전부터 이북 송금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미국에서 직접하지 못하고 캐나다를 통해왔다면서 남북이나 북미관계 좋을 때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어떻겠느냐며 답답해했다. 그는 또 이러다 북에 있는 형제들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면서도 마음 같아서는 힘닿는 만큼 도와주고 싶은데 그 돈으로 미사일이나 쏠까봐 주저된다고 말했다.
함경도민회 김창림 회장은 대포동 사건 등 북한의 이해하지 못할 일련의 행동은 우리의 진실된 도움이 과연 내 부모형제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을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며 인도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계속 돕기는 해야겠지만 주저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그동안 이북의 사촌들이 편지를 보내 수차례 돈과 쌀을 보낸 적이 있다면서도 계속되는 북한의 비이성적 행태 때문에 도민회 안에서도 ‘이제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격앙된 회원들이 많았다며 실향민들의 싸늘한 분위기를 전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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