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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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은 철없는 실수 되풀이되지 않기를…”

2006-07-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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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교육구 중퇴학생 전담부 초대 디렉터 두아르도

고1때 자퇴 미혼모로 갖은 시련
10년만에 학업 마치고 교육자의 길
코디네이터로 후배들 선도 성과 커

고교 중퇴율이 무려 50%에 달하는 LA 통합교육구가 고육지책으로 올 여름 새로 마련한 시스템이 ‘중퇴예방 및 회복’ 프로그램이다. 주평균 고교 중퇴율 12.6%에서 3배가 넘는 중퇴율이 수년간에 걸친 노력에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자 전담부서로 독립시킨 것이다.
이 특별한 부서에 초대 디렉터로 선출된 데브라 두아르도(42)도 무단결석, 가출 등을 밥먹듯 하면서 고교 1학년 때 자퇴했던 낙오자였다. 그녀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먼길’이나마 다시 돌아 와 정상에 섰다. 그리고 자신의 닮은꼴들이 “꼭 공부를 하고 졸업장을 따야 하나?”고 고뇌할 때 그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입장이 됐다.
그녀는 “내 경우가 바로 고교졸업장을 제때 따야만 하는 증거”라고 전제하고 “철없는 시절의 뼈아팠던 실수와 그로 인한 여러 가지 낭비나 고생을 학생들에게 되풀이시키지 않겠다”는 각오가 단단하다.
두아르도는 레콘티 중학교에서 할리웃 고교에 입학한지 1주일만에 미련 없이(?) 자퇴를 선언했다. 수많은 중퇴학생들이 그러하듯 그녀에게도 고교 졸업장의 의미가 전혀 없었다. 게다가 학업을 왜 계속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거나 중퇴 결정을 말리는 사람도 주변에 없었다.
중퇴 후 남자친구와 라스베가스로 달아난 그녀는 곧 임신을 했다. 아들 브루스는 심한 척수장애를 안고 태어났고 10대 미혼모인 그녀는 장애자녀 양육 방법은커녕 세상을 그냥 살기에도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아들의 치료와 생존을 위해서 그녀는 다시 학교로 되돌아갔다. 식품점에서 야간근무를 하면서 LA 커뮤니티 칼리지의 고교졸업 과정과 칼리지 2년을 마치는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두아르도는 그후 UCLA에 편입했고 사회복지학으로 석사학위를 따내며 이번에는 교육자로서 학교로 다시 돌아왔다.
그녀는 LA 교육구로 오기 전 이미 교육구 로컬 오피스에서 학생 서비스 코디네이터로 2년을 재직했다. 그 곳에서 이미 중퇴학생들을 다시 학교에 데려오는 업무를 맡아 큰 성과를 거뒀다. 그 전에는 자신이 재학했던 르콘티 중학교의 교감으로도 재직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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