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당국은 흥행이 잘되고 있는 ‘다 빈치 코드’에 대해 개봉 3주만에 별 이유없이 상영금지 조치를 취했다.
‘다 빈치 코드’상영 중단·‘캐리비언 해적’수입금지 등
자국영화 흥행우위 노린 시도인듯
MPAA “시장조작땐 WTO에 고발”
중국이 최근 할리웃의 블럭버스터 영화들의 국내 상영에 잇따라 이런 저런 이유를 내걸고 제한을 가하고 있어 미 메이저들로 구성된 미영화협회(MPAA)가 원인분석을 위한 내부조사에 나섰다고 연예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은 얼마 전 빅히트를 하고 있는 ‘다 빈치 코드’에 대해 개봉 3주만에 상영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어 중국에서 찍은 ‘미션: 임파서블 3’은 검열당국의 요구대로 문제장면(상하이의 뒷골목에 내 걸린 빨래들)을 삭제했는데도 아직까지 개봉 허가가 안 나오고 있다. 그리고 ‘캐리비언 해적: 망자의 함’은 식인종이 나온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수입 허락을 해 주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렇게 할리웃 영화에 대해 고삐를 조이자 미 배급사들은 그 까닭을 정확히 파악치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간접 답변은 지난 달 열린 상하이 영화제에서 개막사를 한 후 잔환 국가라디오, 영화 & TV 관리청(SARFT)장의 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후는 연설에서 “상업적 중국영화에 대해 우선적 대우를 할 것”이라며 “국내제작 영화의 상영 횟수가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메이저의 간부들이 특히 우려하고 있는 사항들은 ▲1년에 20편으로 수입 한정된 할리웃 영화들의 중국 내 빅히트를 막기 위해 당국이 흥행성 없는 영화를 선정하는 점. ▲비공식적이지만 미국 영화의 중국 내 흥행 한도액을 1,250만달러로 묶어둔 점. ▲검열 당국이 수입 허락된 할리웃 영화의 개봉일을 늦춤으로써 해당 영화의 해적판이 성행한다는 점. ▲해외영화가 상영될 수 없는 기간인 ‘블랙아웃’ 기간이 평소 2~3개에서 올해는 5개로 늘어날 가능성 등이다.
그러나 물론 중국 당국은 이런 사항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중국 영화그룹 수출입부의 한 고위 간부는 “우리는 시장이 원하는 대로 영화를 소개한다”면서 당초 수입불가 통보를 받았다가 뒤늦게 수입이 허락된 픽사의 애니메이션 ‘카’를 그 예로 들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 메이저 간부들은 최근의 중국 당국의 일련의 조치를 중국에서의 할리웃 영화 흥행 성공을 억누르려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으로 추측하고 있는 것은 할리웃 영화에 대한 통제가 영구적이라기보다 중국 영화가 흥행면에서 외국 영화보다 우위를 차지하도록 하려는 당국의 비공식적 정책의 입법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자국영화 우선 정책의 결과로 지난 3년간 중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했는데 올해는 중국 영화가 계속 흥행서 죽을 써 당국의 체면을 구기면서 할리웃 영화에 대한 통제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개봉된 로니 유 감독, 제트 리 주연의 무술영화 ‘겁 없이’(Fearless)는 ‘킹 콩’을 누르고 1,29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그 뒤로는 중국 영화가 힘을 못썼는데 ‘블랙아웃’ 기간인 4월에도 마찬가지.
신화사 통신은 최근 국산 저예산 영화의 흥행을 보장하기 위해 SARFT가 전국 극장에 이들 영화의 상영 횟수를 할당하고 공무원, 학생, 군인들까지 동원해 관람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이 인기 있는 외국 영화의 국내상영을 할리웃에만 국한시키는 것은 아니다. 최근 당국은 한국의 빅히트작 ‘왕의 남자’(The King and Clown)를 동성애와 상소리를 이유로 수입불가 조치했다(DVD는 허가). 그리고 후진타오 중국 대통령이 열심히 보는 TV 드라마 ‘대장금’(Jewel in the Palace)에 대해서까지 제동을 가하려 하고 있다고 버라이어티는 보도했다.
신문은 할리웃과 MPAA는 중국이 영화시장을 조작하고 있다는 증거가 잡히면 세계무역기구에 이를 고발할 준비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