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떠나니 “오~해피데이”
2006-07-08 (토)
공직에서 떠난 후 비로소 골프의 참 맛을 알았다는 그레이 데이비스 전 주지사가 골프코스에서 포즈를 취했다.
가주 주지사 중도 퇴장 그레이 데이비스
33년 몸담은 정계서 강퇴된 지 3년
법률회사 고문변호사·대학서 강의
가족과 모처럼 느긋하게 행복 만끽
약 3년 전 미국 전체 역사에서도 거의 없었던 주지사 소환선거가 캘리포니아주에서 있었다. 이 선거를 통해 이민자이며 배우 출신 정치 초년생에게 캘리포니아 주지사 자리를 빼앗긴 채 쓸쓸하게 중도 퇴장한 정치노장, 그레이 데이비스(63)를 기억하는 주민들은 아직도 많을 것이다. 대부분은 평생 정치인으로만 살았던 그의 인생은 막을 내렸다고 여겼고 데이비스 자신도 앞길이 막막했었다고 한다. 3년 후인 현재 그는 어찌 살고 있을까? LA타임스가 33년간 머물렀던 정계에서 강퇴 당했던 데이비스의 현재의 삶을 7일 자세히 조명했다. 남가주에 정착한 그는 지난 33년간 맛보지 못했던 느긋하고 편안하고 행복한 사생활에 푹 빠져 있다. 웨스트우드의 집에서 아내 샤론과 살며 걸어서도 갈 거리에 위치한 센추리시티의 유명 법률회사 고문변호사로 활약중이다.
렉서스 승용차를 스스로 몰면서 아내 또는 친구들과의 골프를 즐기며 집에서는 그 동안의 경험과 지식, 정치에 관한 내용을 남기기 위해 책을 집필중이다. “이렇게 편안한 인생이 있을 줄 몰랐다.
오랫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가족과 주변에 어울려 지내는 2모작 기회가 즐거울 뿐이다”라라는 그는 겸손과 지혜를 배우며 진정한 내적 충만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의 얼굴에는 어느 때보다 밝은 웃음이 오래 머물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TV 등에 비쳤던 그의 얼굴은 항상 경직되어 ‘주름살 제거수술을 한 듯한 부자연스럽고 냉랭한 표정’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자연스럽고 자신 있는 미소가 넘치며 3년 전에 비해 머리숱도 많아졌고 무엇보다 생기가 넘쳐 젊어 보인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판이다.
그를 패퇴시키고 주지사직을 꿰찬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도 그 후 데이비스를 만날 때마다 “어떻게 그렇게 얼굴이 점점 좋아질 수가 있나?”고 의아해 한다. 이에 대해 데이비스는 “모든 책임감을 당신에게 넘겨줬기 때문이지”라는 대답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그는 완전한 야인으로 사회를 등지고 살지는 않는다. 틈이 있을 때마다 UCLA 등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고등학생들과의 토론회에도 서슴없이 나간다. 주정부의 적자 예산 타개책이나 고교생 졸업자격 시험 등의 이슈 등에도 소신을 밝히며 ‘법률가이며 정치 코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