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출산율‘국내 최저수준’

2006-07-05 (수)
크게 작게

▶ 여성 1인당 96년 1.31명→2001년 1.3명

▶ 한국 작년 1.08명 ‘세계최저’육박

한인을 비롯한 동아시아 출신 여성들의 출산율이 국내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통계국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유색소수민족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백인들보다는 아기를 많이 낳고 있지만 이들의 전반적 출산율은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996년부터 2001년 사이 전체 출산율은 여성 1인당 1.69명에서 1.57명으로 감소했다. 해당 5년 동안 유색소수민족 인구는 320만에서 400만으로 25%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백인인구는 1.3% 증가에 그쳤다.
유색소수인구의 증가는 그러나 높은 출산율 덕분이 아닌, 신규이민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유색소수여성의 평균 출산자녀는 96년부터 2001년 사이 1.94명에서 1.70명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출산율이 2.1명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인구분포가 점차 고령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2030년부터는 사망자가 신생아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동아시아 출신 이민여성들의 출산율은 국내평균보다 상당히 낮았지만 중동·남미출신 및 흑인·동남아계는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2명 이상의 자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출산율과 종교적 배경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슬람과 힌두교 신자들은 각각 2.41명·2.0명의 출산율을 보인 반면, 불교·기독교정교 및 종교가 없는 여성들은 각각 1.34명·1.35명·1.41명 등의 출산율을 기록했다.
출산율이 저조한 중국과 일본계의 경우 종교가 없는 비율이 높았으며 한인들 역시 불교·기독교 및 무종교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자녀를 많이 낳는 아랍계는 대다수가 이슬람교도, 동남아계는 절반 이상이 힌두·시크교도로 분류됐다.
한국 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2005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약 1.08명으로 전년(1.16명)보다 0.08명 줄었다. 이는 세계평균인 2.6명(유엔인구기금 기준)과 선진국 평균인 1.57명에 크게 못 미치며,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홍콩(0.95명)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에 평균 몇 명의 자녀를 낳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한 국가의 출산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머지 않아 여성 1명이 자녀를 1명도 채 낳지 않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보통 한 국가가 현 인구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합계출산율이 최소 2.1명 정도 돼야 한다. 한국은 1983년(2.08명)부터 이를 밑돌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우 2004년 2.05명을 기록하는 등 최근까지도 인구유지를 위해 필요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체코(1.23명)·일본(1.29명)·이탈리아(1.33명)·독일(1.37명) 등은 합계출산율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나라로 분류되고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