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3년전 범죄로 추방재판 억울”

2006-07-0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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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무기소지 기소전력·잦은 한국방문 한인남성

한달전 집에서 이민국 수사관에 체포


테러리스트 색출과정서 오인 받은 듯

불법체류자 및 이민자들의 범법 행위를 색출해 내겠다는 연방당국의 의지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불법무기를 소지한 전적이 있는데다 외국을 자주 다녀온 기록으로 인해 테러와 관련 있는 이민자로 오인, 곤란을 겪은 한인이 있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의 경우 불법무기 소지건이 13년전에 발생했던 일이며 그 당시 이미 관련 처벌을 모두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배링턴에 거주하는 영주권자 이모(48)씨는 한달전쯤 집에서 잔디를 깎고 있는데 경찰들과 함께 찾아온 이민국 직원들의 방문을 받았다. 그들의 첫 마디는 몽타쥬 한 장을 보여 주면서 ‘이런 사람을 본 일이 있느냐는 것.’ 이씨가‘본적이 없다’고 말하자 그들은 신분증을 보여 줄 것을 요구했다. 마침 신분증을 집안에 놔두고 있었던 터라 이씨는 집안으로 들어가서 신분증을 가지고 나왔고, 그것을 보자마자 그들은 곧바로 이씨의 손에 수갑을 채워 인근 경찰서로 끌고 갔다. 이씨는 아무런 설명도 못 듣고 영문도 모른 채 이민국 직원과 경찰들에게 잡혀간 셈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잘못한 것이 없다고 느낀 이씨는 그냥 있을 수만은 없었다는 생각에‘도대체 내가 여기에 왜 들어 왔느냐’고 재차 물었고 그제서야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1993년 7월, 차량안 불법무기 소지죄로 이씨가 기소된 것 때문에 체포했다는 이야기를 경찰로부터 들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씨는 그 설명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93년 당시 본인이 운영하던 가구업체에 놔두었던 총을 집에다 두기 위해 갖고 가다 차선위반으로 적발, 차량 수색까지 당해 불법무기소지혐의를 받은 그였지만 이미 벌금 500달러를 낸데다 1년 보호관찰(Supervision)까지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2년전에도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다 이 문제 때문에‘조사가 필요하다’는 공항 감시요원들의 설명을 들은 후 영주권을 압수당한 적이 있었지만 한달 뒤‘더 이상 별다른 조치가 필요치 않다’는 답변과 함께 다시 돌려받은 적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이미 죄값을 치른 잘못을 또다시 들춰내 체포해 가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씨가 더욱 놀랐던 것은 본인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더 있었다는 것. 이씨가 유치장에 함께 잡혀 있던 몇몇 외국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동안 어떤 이들은 18년, 심지어는 20년전에 있었던 사건 때문에 다시 잡혀 들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씨는 체포 후 3,5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으며 현재 7월 25일에 열리는 추방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이씨는 지난 2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본인은 맹세코 다른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고, 93년 불법무기 소지건도 모두 해결된 상태다. 그러나 변호사와 상담한 결과 불법무기 소지로 기소된 전력이 있는데다 한국을 자주 방문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며“그러나 이미 13년전에 다 끝난 일 가지고 억울하게 유치장에서 보냈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커뮤니티내 한 이민변호사는“9.11이후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연방당국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다. 이들을 조회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불법무기소지건과 한국을 드나드는 전력이 맞아 떨어져 체포의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국적이 테러와는 별로 연관 없는 한국이고, 또 보석금을 내고 나왔다는 것으로 봐서 추방까지 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박웅진 기자>

7/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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