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산업계 사상최대 M&A (인수합병)

2006-06-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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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펠프스다지, 加인코-팔콘브리지 인수선언

▶ 미화 400억 불...“거대한 도박”

세계 3위 구리업체인 미국 펠프스다지가 세계 최대 니켈업체인 캐나다의 인코-팔콘브리지를 400억 달러(이하 미화)에 인수키로 했다.
이는 업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2001년 세계 최대 광산업체의 탄생을 알린 BHP의 빌리톤 인수(132억 달러)와 미탈스틸의 아르셀로 인수(336억 달러)를 압도한다. 펠프스가 제안한 인수가격은 인코와 팔콘브리지 주가(지난 23일 종가 기준)에 각각 23%·12%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합병 회사의 명칭은 ‘펠프스다지 인코’가 되며 본사는 현재 펠프스가 있는 피닉스에 둘 예정이다. 펠프스의 스티븐 휘슬러 최고경영자(CEO)가 합병사의 CEO와 회장을 맡고 인코의 스캇 핸드 CEO는 부회장, 팔콘브리지의 데릭 패넬은 사장을 맡게 된다.
인코-팔콘브리지는 지난해 말 인코가 팔콘브리지를 인수하면서 탄생한 세계 최대 니켈 광산업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펠프스는 세계 40개국에 4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북미 최대 광산업체로 탈바꿈하게 된다. 또 구리와 몰리브덴 부문에서 생산량 기준 세계 2위, 니켈 생산에선 세계 최대로 부상해 BHP빌리톤·리오틴토·앵글로아메리칸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굴지의 광산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펠프스다지는 이번 인수로 2008년까지 연간 비용이 9억 달러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펠프스는 인코-팔콘브리지를 손에 넣기 위해 수개월에 걸친 노력 끝에 적지 않은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인코-팔콘브리지가 세계 최대 니켈 광산업체로 탄생하면서 경쟁업체의 러브콜도 쇄도했다. 지난 5월 테크 코민코는 인코에 154억 달러를 제시했으며 영국의 엑스트라타는 팔콘브리지 지분 80%를 146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이번 인수 제안으로 펠프스의 주가가 하락한다면 테크와 엑스트라타가 이번 인수를 무력화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펠프스의 시가 총액은 169억 달러. 인코-팔콘브리지 자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현재 팔콘브리지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엑스트라타가 이번 인수안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펠프스는 이번 인수를 위해 200억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어 상품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지 않는다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왕성한 원자재 수요에 따른 높은 상품가격이 장기간 유지돼 지난 수년간 이어져온 원자재 산업의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계산에서 인수가 이뤄진 만큼 펠프스로서는 거대한 도박을 건 셈이다.
현재 BHP는 새 광산을 개발해 니켈 공급을 늘리고 있으며 인코도 오랫동안 지연됐던 광산 개발 프로젝트를 마무리짓고 니켈을 생산키로 했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어 이에 따른 경기위축으로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헤지펀드와 단기투자자들의 이익실현 후 최근 니켈과 구리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펠프스에게는 부담이다.
‘여기에 광산업계 역시 높은 에너지 가격과 노동 및 장비공급 부족에 시달린다면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고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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