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가정에 큰 불

2006-06-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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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전 2시40분 경…지선옥씨 사망 가족 2명은 부상

▶ 숨진 지씨 고함소리에 19세 아들은 무사

노스밴쿠버 린 밸리 지역에 사는 한인가정에서 15일 새벽에 화재가 발생,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화재로부터 안전하게 대피해 부상을 입지 않은 이충은 씨(19세 아들·브리티시 컬럼비아 유니버시티)는 이날 새벽 어머니의 고함소리에 잠에서 깨어보니 집에 불이 나 있었고 온통 집안은 연기와 혼돈 그 자체였다며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미세한 연기 흡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씨는 화재연기 탐지기가 울리는 걸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상을 입은 아버지(이상표·52세)의 건강상태를 지켜보기 위해 라이온스 게이트 병원에 머물고 있던 이 씨는 화재위험으로부터 자신을 구하기 위해 어머니가 큰 소리를 지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머니(지선옥·49세)는 부서진 집 옆에 숨진 채로 발견됐고, 그의 아버지는 위층 베드룸에서 잠을 자던 어머니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3층 베드룸으로 갔다가 밖으로 뛰어내리다 발목이 부러지고 연기를 흡입해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여동생(이가영·12세)도 3층에서 뛰어내리다 손목이 부러졌고 발목을 삐는 부상을 입었다.
또한 지하에 세 들어 사는 유학생 3명은 안전하게 피신했다.
이 씨와 이웃들은 고함소리를 들었다고 밝히고 어떻게 순식간에 집 전체가 화염에 휩싸일 수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이번 화재는 맨 먼저 2층에 있는 부엌에서 새벽 2시 40분 경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엘리스 브레이덜 이웃주민은 처음엔 곰이 밖에서 소리지르는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그 후 뭔가 펑하고 터지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깼다고 말했다.
브레이덜 씨는 또 소방수들이 도착하기 전 화재 현장의 불길은 50피트까지 치솟았다며 어떻게 이렇게 화재가 급속도로 퍼질 수 있는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캄 코왈스키 경찰은 방화로 보이는 어떤 물질은 보이지 않았다면서 화재연기 감지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과 집이 50년 된 낡은 집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누전에 의한 화재가 아닌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집은 지은 지 50년 된 집으로 이 씨 가족들이 집주인 루이지 세페디 씨로부터 렌트해 사용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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