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의 집’(The Lake House) ★½
2006-06-16 (금)
2년의 세월 차를 두고 살고 있는 케이트(왼쪽)와 알렉스는 편지로 사랑을 나눈다
이현승이 감독하고 이정재와 전지현이 나왔던 그림엽서 같은 시간을 초월한 사랑의 영화 ‘시월애’의 미국판으로 두 탑스타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불락이 나오지만 재미도 없고 로맨틱하지도 않다.
연기와 대사와 내용이 모두 맹물 같은 영화로 리브스와 불락간에 화학작용이 전무해 연애영화라고 믿어지질 않는다. 특히 불락은 전연 미스 캐스팅으로 영화를 죽이고 있다.
2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고독한 시카고의 두 남녀가 주로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나누는 얘기여서 신비감이 있어야 하는 데도 그것이 전무해 간이 하나도 안된 음식 먹는 맛.
‘시월애’는 소품으로 아름답고 상실감 있는 짤막한 시 같았는데 미국판은 두 사람의 얘기 외에 주변 인물들의 얘기를 너무 크게 다뤄 간절한 사랑을 하는 두 남녀의 영화라고 볼 수가 없다.
영화는 미시간 호반의 큰 유리 집에서 의사 케이트(불락)가 이삿짐을 차에 싣고 나오는 장면과 차에 이삿짐 싣고 이 집으로 들어오는 건축가 알렉스(리브스-이렇게 무표정한 사람이 어떻게 배우가 됐는지 불가사의)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시작된다. 알렉스가 편지통을 열어보니 케이트가 우편물을 자기 집으로 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쪽지가 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둘은 편지를 나누는데 케이트가 알렉스에게 연도가 2004년이 아니고 2006년이라고 고쳐준다. 그러니까 케이트는 2006년에 그리고 알렉스는 2004년에 각기 살고 있는 것이다.
둘의 편지 왕래 외에 케이트와 변호사 애인의 얘기와 알렉스와 아버지(크리스토퍼 플러머-약방의 감초식으로 너무 많은 영화에 나온다) 간의 갈등 등에 비중을 많이 두고 있다. 참으로 영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졸작이다. 알레한드로 아그레스티 감독. PG. WB.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