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밴쿠버에 울려 퍼진 “대∼한민국”

2006-06-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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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단체 응원으로‘어게인 2002’재현

▶ 첫 승에 5만여 교민 기쁨 만끽

대한민국 ‘태극전사’들이 2006 독일월드컵 첫 마수걸이 상대인 아프리카의 토고를 2 대 1로 침몰시키면서 한국민의 염원인 ‘어게인 2002’영광재현에 청신호를 컸다.
무엇보다 한국팀의 독일월드컵에서의 승리는 월드컵 출전 52년 역사상 첫 원정승리이며 유럽대륙에서의 공식 첫 승이란 점에서 그 의미를 배가했다.
13일 오전 6시(밴쿠버 시간) 경기시작을 알리는 주심의 휘슬에 90분간 진행된 이날 한국 대 토고 전은 선수들의 선전 못지 않게 위성중계로 상황을 지켜보며 응원했던 밴쿠버 교민들에게‘어게인 2002’의 상황을 연출토록 했다.
5만여 밴쿠버 교민들은 이날 오전 6시 이전부터 한국전 응원을 위해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으며, 보통 7시 넘어야 잠에서 깨어나는 어린 초등학생들까지도 한국 응원에 동참, 빨간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며 필승을 기원했다.
키 웨스트 엔터테인먼트사 기획으로 크로아티안 문화센터에서 열린 한국팀 응원에서도 새벽 4시부터 응원 참가자들이 모여들기 시작, 한국 대 토고전이 열리던 오전 6시에는 2000여명이 모여 선수들을 연호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징과 꽹과리 소리에 맞춰 응원을 벌인 교민들은 전반전 시작과 함께 한껏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승리를 기원했지만 토고팀에 먼저 한 점을 내주고 전반 휴식에 들어가자 삼삼오오 모여 안타까움과 불안함을 호소했다.
후반 8분이 지나 박지성 선수가 얻어낸 프리킥을 이천수 선수가 왼쪽 모서리 부분으로 골을 성공시키자 응원전이 열리던 크로아티안 문화센터는 앉아있던 교민들이 일제히 일어나 함성을 지르면서 잠시 가라앉았던 응원열기로 가득했다.
특히 교민들의 응원은 토고팀 장폴 아발로 선수가 박지성에 잇따라 반칙을 범해 경고를 두 차례 받고 퇴장 당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또한 안정환 선수가 후반 27분 경 추가 골을 넣으면서 교민들은 승리를 예감하듯 승리가로 불려지는‘아리랑’을 한 목소리도 불러댔다.
본보 후원으로 열리고 있는 밴쿠버 한인축구대회에 FC KIKA 공격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두회 씨는“오늘 응원을 위해 새벽 3시에 응원 장에 도착했다”면서 “전반전에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지만, 처음부터 우리가 2대1로 승리할 거라는 예상이 들어맞아 너무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혼자서 한국전 중계를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했다는 하나부동산 안성훈 사장은 “경기 전반전에 먼저 한 점을 실점하고 우리 팀의 동점골이 나오기까지 초조하고 불안한 심정으로 지켜봤지만 그 후로 아침잠이 확 깨면서 경기를 즐겼다”고 밝혔다.
TAN-BAN(위성방송사) 정호섭 사장은 “지난 2002년에도 이번처럼 위성중계를 했지만 오늘처럼 긴장된 적은 없다”면서 “2002년에 비해 이번 국가대표팀들이 정신력 조직력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며 다음 경기의 분발을 촉구했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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