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외롭다 외로워
2006-06-03 (토) 12:00:00
숙소와 직장만 오가다 지쳐 귀국하기도
서버브의 한 미용실에서 미용사로 일하기 위해 6개월전 한국에서 시카고에 왔던 20대의 A양은 직장과 근처의 숙소를 왔다갔다 하면서 친구조차 사귈 기회를 얻지 못하며 외로운 생활을 하던 중 결국 견디지 못하고 최근 한국으로 돌아갔다.
돈을 벌기 위해 굳은 결심을 하고 미국에 와서 최소한의 비용만 지불하며 악착같이 돈을 벌려던 젊은이들이 오히려 제 풀에 지쳐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서버브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늘어나면서 한인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식당, 미용실 같은 서비스 업종의 업소들은 교외에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버브의 경우에는 대중교통 수단이 발달돼 있지 않아 자신의 차가 없으면 교회, 샤핑몰, 극장 같이 사람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기가 힘들다. 결국 자신이 일하는 곳 근처의 단체 숙소에서 기거하는 한인 종업원들에게는 서버브 생활이 무료하기 그지없게 된다. A양은“일주일에 한번 주어지는 휴일도 평일이기 때문에 교회도 못가고 공동 숙소에서 밀린 잠을 자거나 근처의 한인 슈퍼마켓을 가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것이 없어 너무 외로웠다”는 말을 남기고 시카고 생활을 청산했다.
시카고 일원 한인들의 비즈니스 진출 지역이 보다 넓어지는 것도 한인들을 고용하기 힘들어지는 이유 중의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네일 업소 같은 경우도 시카고를 비롯해 그 근교에는 이미 베트남계나 다른 한인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매장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신규 진입자들은 보다 북쪽과 서쪽 서버브로 뻗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 한인 점원들이 한인 상가나 교회가 별로 없는 먼거리의 서버브에 살거나 출퇴근하는 것을 꺼려해 직원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 거니 근방에서 네일 테크니션으로 일하다가 곧 한국으로 돌아가는 S양도“일을 안하는 날에는 차도 없고 집에서 인터넷 밖에 할 것이 없어 참 외로웠다”고 말한다.
결국 일하면서 돈도 벌고 미국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단기간에 악착같이 돈을 벌겠다는 의지를 앞세워 스스로 지쳐가는 것 보다는 중고차를 구입해 종교 모임에 참석하거나 샤핑도 하고 가끔 여행도 다니는 등 최소한의 삶의 질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