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퀘벡‘입양아 대학생’마누엘양

2006-05-2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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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년 만에 감격의 귀향

▶ 한국업체서 인턴십

(서울) “한국 땅을 밟게 돼 정말 꿈만 같아요. 한국 방문에 애써준 언니 오빠 감사합니다.
태어난 지 8개월 만에 캐나다로 입양돼 모국을 떠났던 마누엘 슈퍼리넌트(문설희ㆍ23ㆍ사진)양이 22년 만인 지난 17일 들뜬 표정으로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지난해 12월 몬트리올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행사진행요원이었던 마누엘(퀘벡대 졸업예정)은 당시 한국대표단으로 참석했던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 등과 만나 따뜻한 ‘가족의 연’을 맺었었다.
당시 마누엘은 한국대표단을 만나자 환한 표정으로“나도 한국인이라며 먼저 말을 건넸고 대표단은 가슴깊이 뿌리에 대한 아련한 맘을 감추지 못하는 마누엘에게 선뜻‘가족’이 돼주겠다고 약속했다.
영어·불어·독어·스페인어 등 4개 언어에 능통하고 청소년 월간잡지에 개인코너를 갖고 칼럼을 쓴다는 그녀는 당시 한국대표단을 자주 접하게 되자 막연히 그리던 모국에 대한 정이 더욱 사무쳤던 것.
그 뒤 대학졸업을 위해 필요한 인턴십을 한국에서 하고 싶다는 마누엘의 희망은 새 ‘가족’의 도움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의 이야기가 한국에 알려지자 한국동서발전이 그에게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
앞으로 마누엘은 당진화력·울산화력 등 전국의 6개 발전소를 운영하는 동서발전에서 6월부터 4개월 동안 해외 및 국내기업의 인적자원 개발현황 분석, 교육과정 개발과 환경업무를 배울 예정이다.
서울의 충현보육원을 거쳐 84년 8월 폴 슈퍼리넌트(대학교직원)씨 부부에게 입양됐던 그는 “우선 인턴십을 제공한 동서발전에서 열심히 일을 하겠지만, 산사 체험도 하면 좋겠고 온천탕도 가보고 싶고, 사회복지회나 입양기관 방문 등을 꼭 하겠다며“기회가 주어진다면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더 많이 알리는 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누엘은 8월 말 방한하는 캐나다인 양어머니와 합류, 한국의 문화를 배우는 뿌리탐사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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