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다 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5개 만점)

2006-05-19 (금)
크게 작게
‘다 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5개 만점)

로버트와 소피가 박물관에서 살해된 자크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심야 루브르박물관서 살인사건이…

원작맛 훼손 ‘속 빈 강정’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만들 때부터 반 기독교적이라 해서 교황청의 비난까지 받은 이 영화는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속 빈 강정. 영화를 보면서 이런 맹물 같은 영화를 놓고 한국 등 여러 나라의 기독교계에서 보이콧을 하겠다고 벼른다는 일이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댄 브라운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인데 우선 소설을 안 본 사람들은 내용이 너무 복잡해 이해하기가 힘들 것이다(영어 해독이 가능한 사람은 꼭 원서로 읽을 것).
‘아름다운 마음’으로 오스카 수상팀인 제작자 브라이언 그레이저와 감독 론 하워드 그리고 각본과 아키바 골즈맨이 다시 손잡고 만들었는데 이들이 소설의 무게에 압도당한 느낌이다.
이 소설은 페이지에서 잠시도 눈을 못 돌리게 만드는 서스펜스와 구절양장 같은 플롯과 빠른 속도 그리고 박식한 종교, 예술 및 역사 지식으로 가득한 종교적 색채가 짙은 살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그런데 영화는 더위 먹고 늘어진 사람처럼 게으르고 서스펜스와 스릴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방대한 책의 내용을 일일이 설명하느라 말이 너무 많은데 영화가 아니라 마치 소설을 읽어주는 것 같다. 각본이 탄탄하게 조여지지가 않고 나사가 풀린 영화로 전체적으로 펑퍼짐하다.
또 생각 밖으로 못한 것이 무슨 역이든 잘하는 탐 행스(배드 헤어스타일)의 통나무 연기. 그의 상대역 파리 여형사 소피로 나온 오드리 토투는 완전히 미스 캐스팅. 이들보다는 폴 베타니, 이안 매켈런 및 장 르노 등 조연진의 연기가 낫다.
심야 파리 루브르박물관 내서 큐레이터 자크 소니에르가 살해된다. 때마침 파리를 강연차 방문한 하버드의 기호학자 로버트 랭든(행스)에게 파리 경시청 형사가 찾아와 수사협조를 요청한다. 루브르에 도착한 로버트는 역시 수사차 현장을 찾은 여형사로 암호해독 전문가인 소피(토투)로부터 자기가 혐의자로 지목됐음을 전해 듣는다. 그리고 둘은 여기서 자크가 모나리자 그림에 남긴 암호를 단서로 사건을 풀어나간다.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결혼과 딸 출산 그리고 예수의 자손들을 보호하는 시온수도회와 기독교의 근저를 뒤흔들어 놓을 이런 사실을 감추려고 예수의 자손을 찾아 살해하려는 가톨릭 내 보수집단 오푸스 데이, 오푸스 데이가 파견한 광신도 수사로 백변종 킬러인 사일러스(베타니) 및 로버트와 소피를 쫓는 형사반장 베쥐(르노) 그리고 역사학자 리(매켈런) 등이 뒤엉켜 얘기를 이끌어나간다.
기독교계의 반발을 인식해서인지 영화에서는 소설과 달리 로버트를 어느 정도 신을 믿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상영시간 2시간반. PG-13. Universal.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