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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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명화

2006-05-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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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번의 구타’

소년기 방황 절묘하게 포착

비평가 출신으로 프랑스 누벨 바그의 기수중 한 사람인 프랑솨 트뤼포의 감독 데뷔작으로 1959년산 흑백. 트뤼포의 가장 개인적인 영화로 자신의 평탄치 않았던 소년기의 삶을 감상성을 배제하고 대단히 민감하게 다룬 걸작이다. 칸 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수상.
부모의 무관심과 압제적인 선생 사이에서 방황하는 파리에 사는 13세 난만 앙트완 돠넬(장-피에르 레오-트뤼포의 분신 같은 배우)은 자주 수업을 빼먹는 불량학생. 앙트완은 친구 르네와 함께 학교를 안가고 유원지에서 소일하는데 어느 날 외간남자와 길에서 포옹을 하는 어머니를 목격한다. 학교에서 선생으로부터 결석이유를 대라고 야단을 맞던 앙트완은 어머니가 죽었기 때문이라고 내뱉는다. 그러나 이것이 거짓임이 들통이 나자 부모에게 혼이 날 것이 두려운 앙트완은 그날 밤을 길에서 헤맨다.
한편 담임선생이 앙트완의 작문중 일부가 발자크의 글을 빌려온 것을 발견, 야단을 치자 앙트완은 아예 학교를 그만두고 가출해 버린다. 르네의 집에 숨은 앙트완은 돈이 필요하자 르네와 함께 아버지(의붓아버지다)의 사무실에서 타자기를 훔친다. 그러나 이것을 전당포에서 받아주지 않자 앙트완은 타자기를 제자리에 돌려 놓으려다 사무실 야간경비원에게 붙들린다. 더이상 아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는 앙트완을 데리고 경찰서를 찾아간다. 그리고 서장은 앙트완을 범죄자와 창녀들이 있는 감방에 가둔다(트뤼포는 15세 때 소년원에 구치된 적이 있다).
앙트완은 소년원에 수감된 뒤 여자 심리과의사에게 자신의 불행한 가족생활을 고백한다. 소년원을 찾아온 앙트완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앙트완을 포기했다고 말한다. 소년원서 축구경기중 앙트완은 탈출, 그가 늘 동경하던 바다(자유의 상징)를 보기 위해 노르만디해안으로 도주한다. 바다를 향해 달리던 앙트완은 파도 끝에서 멈추면서 카메라를 향해 돌아선다. 불확실한 미래의 표정을 담은 앙트완의 얼굴을 프리즈 프레임으로 찍은 라스트 신이 유명하다. 30달러.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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