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시험 떨어져도 졸업장 줘라”
2006-05-10 (수)
빈곤층·소수계 고교생에 차별행위
가주 낙방생 4만7,000명 구제 전망
주지사“학력 후퇴시키는 결정”우려
알라메다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 판결
캘리포니아주의 고교 졸업자격 시험에 떨어져 다음달의 졸업식에서 졸업장을 받지 못할 처지의 고교졸업생 약 4만7,000여명이 구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알라메다 카운티 수피리어 법원의 로버트 프리드맨 판사가 8일 모든 학생들에게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치러지는 졸업자격 시험은 빈곤층 지역과 소수계 학생들을 차별하는 셈이라는 1차 판결을 내렸기 때문.
프리드맨 판사는 이날 졸업시험에 불합격한 학생들과 학부모가 졸업자격 시험 시행을 중단해 달라며 가주 교육부를 대상으로 제소한 케이스에 대해 심리한 후 원고의 주장에 동조하는 임시 명령을 발령했다. 프리드맨 판사는 9일 다시 히어링을 갖고 양측의 견해를 청취한 후 공식화 하기로 했으나 이날 늦게 12일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주교육부는 이번 임시 판결이 나온 후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발표, 캘리포니아주 학생들의 실력을 가일층 향상시키기 위한 중대한 시도가 그대로 좌절되게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아놀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프리드맨이 졸업자격 시험을 중지하라는 임시명령을 내린 후 “학력을 후퇴시키는 결정”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에 졸업시험 합격자 비율을 늘리기 위한 지원금 2,000만달러를 추가해 놓은 상태다.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고 항소법원에서도 번복되지 않는다면 캘리포니아주 전체 졸업반의 11% 정도인 졸업시험 불합격자들도 졸업에 필요한 코스만 이수했다면 졸업장을 받게 된다.
가주 고교 졸업자격 시험제도는 1999년 처음 제정되어 2004년 졸업생들부터 필수적으로 응시한 후 합격자에 한해 졸업장을 받게 했지만 2년간 미뤄져서 올해 졸업생들이 첫 대상이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약 11%의 불합격자에는 지난 3월 시험을 친 학생과 이번 주의 마지막 시험을 볼 학생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최종 탈락자 수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