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귀신 이야기’(An American Haunting) ★★★
2006-05-05 (금)
잠자다 경기 나게 만들 스산하고 무서운 귀신 도깨비 영화로 여느 싸구려 귀신영화와 달리 말끔하게 잘 만들었다. 귀신영화가 무서운 것은 귀신의 존재를 볼 수가 없기 때문. 이 영화도 귀신은 안 보이고 그의 난동과 그것에 의해 피해를 입는 한 가족의 공포를 좋은 특수효과와 촬영으로 효과적으로 그렸다.
귀신영화 치곤 A급 배우들이 나와 영화에 무게를 준다. 이 영화는 실화인데 자료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귀신의 난동으로 사람이 죽은 것은 이 영화의 원전인 ‘벨 마녀’ 사건의 단 한 건이라고.
영화는 200년 전 귀신 난동의 현장인 주택에 사는 난동 피해자 가족의 후손이 자기 조상의 일기를 읽으면서 과거가 재생되는데 일단 현재서부터 한바탕 귀신이 난동을 부린다.
1818년 테네시주 레드리버의 농장 주인으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존 벨(도널드 서덜랜드)이 동네 마녀라 불리는 여인과 땅을 둘러싼 분규로 재판을 받는다. 재판 끝에 여인으로부터 존은 저주를 받는데 그 후 존의 집에 괴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존에게는 현모양처인 루시(시시 스페이섹)와 아들 존 벨 주니어 그리고 예쁜 10대의 딸 벳시(레이철 허드-우드)가 있는데 귀신은 다른 사람은 놔두고 벳시를 골라 집중적으로 못살게 군다. 괴상한 소리가 나고 가구가 이동하고 침실 문이 저절로 열리는 등 귀신은 처음에는 강도가 약한 난동을 부리더니 점점 그 도가 강해지면서 벳시의 심신을 공포와 폭력으로 피폐케 만든다.
귀신은 벳시의 뺨을 사납게 때리는가 하면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공중에 들어올렸다 내동댕이치는 등 폭력을 자행한다. 가족은 동네의 젊은 학교 선생 리처드(제임스 다시)에게 자문을 구해 이론적으로 이 난동현상을 풀어보려 하나 아무 소용이 없다. 그리고 성경도 기도도 이 귀신에겐 먹혀들지 않는다. ‘엑소시스트’와 ‘폴터가이스트’와 ‘헌팅’을 짬뽕한 듯한 영화인데 너무 과장된 음향효과와 음악으로 겁준다. 영화는 200년 전 귀신이 현재에도 이 집에서 가출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끝난다. 커트니 솔로몬 감독. PG-13.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