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극’(The Promise) ★★
2006-05-05 (금)
화려한 출연진… 허전함 남는 팬터지
장동건이 출연한 첸 카이거 감독의 환상 액션영화‘무극’.
중국산 불량품 만화 같은 영화다. 설국의 귀공자 출신으로 노예가 된 쿤룬역의 장동건(만다린 대사나 연기가 모두 서툴기 짝이 없다)이 2류 특수효과의 도움으로 바람보다 빨리 뛰느라 헐레벌떡 하는데 장동건과 일본의 히로유키 사나다(‘여명의 사무라이’)와 홍콩의 세실리아 청과 니콜라스 체 등 국제적 캐스트가 소모품으로 전락했다.
‘패왕별희’를 만든 첸 카이거의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데 그의 또 다른 타작 ‘황제와 자객’은 이 영화에 비하면 수작이다. 대하환상 액션 삼각 로맨스 영화로 쿵푸 액션도 장난 같고 내용은 터무니없으며 세트도 엉성하다. 특히 피눈물 나는 운명과 가슴이 찢어지는 사랑의 영화 치곤 감정이 메말라 전연 마음에 와 닿질 않는다.
20년 전 벚꽃 아래서 찐빵을 손에 쥔 전쟁고아 소녀와 장군의 아들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여신이 나타나 소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잃는 조건으로 세상의 부를 약속한다. 이 소녀는 커서 공주가 된다. 이 공주를 사랑하는 세 남자가 왕의 명장 구앙밍(사나다)과 그의 노예 쿤룬과 구앙밍의 간교하고 사악한 라이벌 우한.
그런데 쿤룬이 부상한 구앙밍의 투구를 쓰고 갑옷을 입고 공주를 위기에서 구해 주면서 공주는 쿤룬을 구앙밍으로 알고 그를 사랑하게 된다. 여기에 쿤룬과 같은 설국 출신의 검은 옷을 걸친 ‘설랑’(리우 예)이 끼여들어 칼부림과 쿵푸 액션이 벌어진다. PG-13. WIP 아크라이트와 글로브 등.
인터넷 패러디물 인기
이 영화를 풍자한 20분짜리 온라인 패러디 ‘찐빵 살인’(The Steamed Bun Murder·사진)이 중국에서 수백만명이 접속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패러디는 상하이의 멀티미디어 편집장 후게가 만들었는데 내용은 찐빵 한 개를 놓고 벌어지는 끔찍한 살인. 후게는 “첸의 영화가 지루하고 독창성이 없다”고 말했는데 화가 난 첸 감독은 후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