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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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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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터리언 (Criterion)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등 명작 부활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있다’
(The Children Are Watching Us·1944)
이탈리안 네오 리얼리즘의 거장 비토리오 데시카의 가족 멜로드라마. 성적으로 굶주린 어머니와 아버지의 갈등으로 무너지는 가족의 허상을 어린 아들의 눈으로 바라본 강렬한 작품. 부모간 긴장으로 고통받고 버림받는 소년의 슬픔을 감상성을 절제해 가며 아름답게 묘사했다. 흑백촬영이 좋다. 30달러.

■‘미스터 아카딘 완결판’
(The Complete Mr. Arkadin·1955)
할리웃의 기인이자 천재인 오손 웰즈가 감독하고 주연한 ‘시민 케인’의 주제를 닮은 희귀작. 그가 편집을 채 끝내기 전 필름을 압수당해 난도질된 영화로 이번에 3편의 각기 다른 영화로 나왔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돈 많은 미국인 밀수꾼 가이 밴 패튼이 자기 딸(파올라 모리-웰즈의 실제 부인)의 음흉한 애인을 시켜 자신의 과거를 조사시킨다. 이 과정에서 얘기는 냉전중의 유럽 각국을 돌면서 온갖 인물들이 나타나 어둡고 수수께끼 같은 괴이한 퍼즐들을 늘어놓는다. 3장 디스크. 50달러. (사진)

■‘주머니 속의 주먹’
(Fists in the Pocket·1965)
이탈리안 뉴웨이브의 명장 마르코 벨로키오의 데뷔작(각본 겸). 온갖 기이한 성격의 사람들로 구성된 한 가족의 파멸을 어둡고 괴이하고 변태적으로 그린 걸작. 쇼킹하다.
폐허 같은 거대한 성에 사는 몰락한 귀족 가문의 아들 아우구스토는 미남에 장래와 부자 애인도 있는 이 집안의 유일한 정상적인 사람. 그의 어머니는 맹인이고 형은 간질환자요 여동생은 근친상간자. 그 중에서도 사이코인 아우구스토의 동생이 진짜 주인공. 그는 형을 위해 가족들을 차례로 제거한다. 강렬한 사회비판 영화. 30달러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Elevator to the Gallows·1958)
20세난 루이 말르의 감독 데뷔작. 잔느 모로의 짙은 고혹미와 앙리 드카에의 밤의 파리를 찍은 몽환적 흑백 촬영 그리고 마일스 데이비스 재즈 음악이 있는 분위기 멋있는 필름 느와르. 나이 먹은 회사 사장의 아름다운 부인이 남편의 부하직원이자 정부인 남자를 시켜 남편을 살해케 한다. 일은 계획대로 진행되나 살인자가 탄 회사 승강기의 전원을 빌딩 수위가 끄고 퇴근하면서 남자는 승강기 안에 갇힌다. 2장 디스크. 40달러.

유니버설 (Universal)


■‘글래머 컬렉션’ (The Glamour Collection)


*마를렌 디트릭-디트릭이 자신의 창조주인 감독 조셉 본 스턴버그와 할리웃서 만든 3편의 걸작 등 총 5편.
‘모로코’(Morocco·1930)-모로코 카바레 가수(디트릭이 허스키한 음성으로 노래한다)가 부자 남자와 미남 외인부대 군인(게리 쿠퍼) 사이에서 고민한다. (사진)
‘금발의 비너스’(Blonde Venus·1932)-클럽가수 디트릭이 고릴라 옷을 입고 ‘핫 부두’를 노래하는 장면으로 유명한 화끈한 영화. 케리 그랜트 공연.
‘악마는 여자’(The Devil Is a Woman·1935)-19세기 스페인 혁명을 배경으로 여러 남자를 멸망시키는 유혹적이나 비정한 여인의 드라마.
‘뉴올리언스 불꽃’(Flame of New Orleans·1941)-디트릭이 부자 남자와 돈은 없지만 근면한 남자를 놓고 선택을 궁리한다.
‘황금귀고리’(Golden Earrings·1947)-2차 대전시 유럽에 투입된 미국 스파이를 돕는 집시 여인의 이야기. 27달러.

*캐롤 롬바드-클라크 케이블의 부인으로 1942년 33세에 비행기 추락사한 세련된 코미디 전문 롬바드의 패라마운트 작품 6편. 좀처럼 보기 힘든 것들이다.
‘속물’(Man of the World·1931)-파리에 사는 신용 잃은 미국 기자가 파리를 방문하는 미국인들의 등을 쳐 먹고 산다.
‘위어 낫 드레싱’(We’re Not Dressing·1934)-무인도에 표류한 여객선의 돈 많은 여승객이 선원(빙 크로스비)에게 반한다.
‘테이블 가로질러 손들’(Hands Across the Table·1935)-돈 많은 남자를 노리는 매니큐어리스트가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한다.
‘조반전 사랑’(Love before Breakfast·1936)-2남1녀의 삼각관계 코미디.
‘공주님 행차’(Princess Comes Across·1936)-귀족 행세를 하는 여객선 여승객과 그를 사랑하게 된 남자가 범죄사건에 개입된다.
‘진실한 고백’(True Confession·1937)-병적 거짓말쟁이 아내가 변호사 남편에게 허위 살인고백을 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 27달러.

*메이 웨스트-육체파로 갱스터 등 수많은 애인을 두었던 성적으로 대담무쌍했던 웨스트의 영화 5편.
‘밤이면 밤마다’(Night after Night·1932)-웨스트의 데뷔작. 그녀는 조연이지만 영화 중간쯤에 “착한 것과 그건 아무 관계가 없어”라는 대사와 함께 등장하면서 대뜸 스타가 됐다. 클럽 주인과의 삼각관계.
‘난 천사가 아니야’(I’m No Angel·1933)-카니벌의 사자 조련사가 젊은 미남 난봉꾼(케리 그랜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젊은이여 서부로 가라’(Go West Young Man·1936)-육체파 웨스트와 핸섬한 농부(란돌프 스캇)의 사랑.
‘마을에 가다’(Going to Town·1935)-댄스홀 여자가 사회적으로 출세하려고 온갖 노력을 한다.
‘내 귀여운 박새’(My Little Chickadee·1940)-웨스트와 딸기코 코미디언 W.C. 필즈가 서부를 무대로 판을 친다. 27달러

부부간 요절복통 이야기 등 3편

■‘루시와 데지 컬렉션’(The Lucy and Desi Collection)
TV 인기 코미디 시리즈 ‘나는 루시를 사랑해’(I Love Lucy)의 부부콤비 루실 볼과 데지 아네스가 공연한 3편.
*‘길고 긴 트레일러’(The Long, Long Trailer·1954)-신혼부부 루시와 데지의 새 집은 길이 40피트 무게 4톤짜리 트레일러. 트레일러 속에서의 둘의 신혼여행은 생각보다 즐겁지가 않다. 빅 히트작으로 빈센트 미넬리(‘파리의 미국인’) 감독.
*‘포레버 달링’(Forever Darling·1955)-데지가 자기회사의 신제품 화학제를 실험한다고 루시와 함께 대자연에 나가 텐트를 치면서 일어나는 가정불화 요절복통극. 둘의 불화를 천사(제임스 메이슨)가 화해시켜 준다.
* ‘너무 많은 여자들’(Too Many Girls·1940)-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원작. 데지의 데뷔작으로 이 영화로 루시와 데지가 눈이 맞는다. 버릇없이 자란 백만장자의 딸이 대학에 들어가자 그녀의 아버지가 4명의 아이비리그 풋볼스타를 딸의 보호자로 파견한다. 춤과 노래가 즐겁다. 개당 15달러. 세트 30달러.

죽은 영국인 행세하며 하는 여행

■‘여객’(The Passenger)
인간의 고독과 소외감을 저작하는 이탈리아의 명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심오한 1975년산 걸작.
심신이 피로한 기자 데이빗(잭 니콜슨)이 북아프리카의 아랍반군 지도자를 취재하러 와 호텔에 묵는다. 데이빗이 사막에서 길을 헤매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 이 장면이 무한공간의 허무와 텅 빔을 잘 보여준다. 호텔로 돌아온 데이빗은 호텔의 다른 투숙객인 영국인이 사망한 것을 발견,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의 여권을 자기 것과 바꾼 뒤 이 사람의 신원을 취한다.
자기 과거에서 도주한 데이빗은 죽은 남자의 수첩에 적힌 약속 날짜와 장소를 찾아 유럽을 여행하면서 죽은 남자가 무기 밀매상임을 알게 된다. 데이빗은 이 여정서 떠돌이 여인(마리아 슈나이더)을 만나 둘이 동반자가 된다. 그런데 과연 데이빗은 완전히 자신과 자신의 과거로부터 벗어나 타인이 되었는가. 소외된 지식인의 세상에서의 자기의 진실한 장소를 찾는 로드무비로 끝이 애매하다. PG-13. 25달러. S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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