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눈치 보여 재혼은...”
2006-05-05 (금) 12:00:00
한인사회 고령화 외로운 노인들 이성만남 어려워
한인이민 1세들이 점점 노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별 등으로 홀로된 노인들이 재혼을 하거나 이성을 사귀는 것을 스스로 꺼릴 뿐 아니라 현실적인 제약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지역의 대부분의 혼자 사는 연장자들은 이성친구를 사귀는 것과 재혼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고, 실제로 이성친구가 있는 연장자들도 별로 없는 편이다. 특히 시카고 한인사회는 보수적인 특성이 많아 노인들끼리도 서로 말하기를 꺼려하는데다 가족 눈치가 보여 이성친구를 사귀기가 어렵고, 혼자사는 연장자들을 위한 연결 모임도 없기 때문이다.
한인노인복지센터의 점심시간은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늘 붐빈다. 싼 값에 점심을 먹기도 하지만 친구들도 만나 이런저런 얘기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혼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만나 친구가 되는 경우는 쉽지 않다. 점심식사 동안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끼리 할머니는 할머니끼리 식사하는 게 보통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같이 앉아있는 경우는 부부를 제외하고는 매우 드물다. 점심 식사후 가끔‘맥다방(맥도널드식당)’에서 커피도 한잔하며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는데 이런 경우는 서로 안면이 있거나 친한 사람들끼리만 어울리게 된다고 한 할머니는 귀뜸한다. 그는 동성끼리 주로 모여있는 것에 대해“한국사람들은 서로 말 잘 안하고, 나이가 들었지만 낯선 남자와 같이 있는 것이 아직 우리에게는 좀 남사스럽다”고 전했다.
노인들의 재혼에 대해 장모 할머니(67)와 주모 할머니(65)는“그런 얘기를 들으면 이해도 되고, 혼자사는 대부분의 노인들이 늘 외로워하지만 상대방 가족이 누군지 모르고, 내 나이 생각도 하고, 무엇보다도 자식들 눈치보여 서로 쉽지 않다”며 어렵게 말을 꺼냈다. 두 할머니는“노인들 모임이나 행사에는 주로 여자가 많고, 남자들의 참여가 저조해 할아버지들을 만날 기회도 많지 않다”고 말하며 두 사람 모두“어떤 모임이 있어 자연스럽게 만나면 재혼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바램을 조심스럽게 건네기도 했다.
복지센터의 한 관계자는“최근 아들이 직접 복지회를 찾아와 자신의 어머니가 좋은 분과 연결 되를 바라기도 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하며 노인들의 만남 주선에 대해서는“우선 자식들을 의식하게 되고 시카고는 보수적이며 할머니 할아버지의 만남이 가십거리로 취급되기 쉬워 대부분 노인들은 재혼이나 서로의 만남에 대해 말하기를 꺼려한다”고 말했다. 복지센터의 다른 관계자는 할아버지들의 문화 행사 참여도가 저조한 것에 대해“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적극적인 면도 있지만 남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다”면서“한인 노인들의 증가에 따르는 프로그램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명환 기자 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