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계 혼혈이‘미스 LA 차이나’
2006-04-25 (화)
중국사회서도 피부색 장벽 무너져
중국 혈통 25%면 가능
40년 전통 깨고 첫 입상
미국 내 중국사회에서도 혼혈의 장벽들이 무너지고 있다.
LA타임스는 지난 1월 설 때 열린 `미스 LA 차이나타운’ 선발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혼혈이 출전해 입상까지 한 사실을 전하며 `차이니스 아메리칸’ 사회에서도 혼혈은 이제 더 이상 장벽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날 3위 미인으로 당당히 입상한 안젤라 차오 로버슨(22·칼스테이트 풀러튼 재학중)은 아버지 해리 로버슨(60)이 흑인이고 어머니가 중국계로 코코아색 피부와 곱슬머리로 한 눈에 중국인과 구별된다.
그녀는 중국어 라디오 방송에서 `미스 차이나타운’을 선발한다는 뉴스를 들은 어머니의 권유로 출전했다. 어머니는 “피부색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네 엄마가 중국인이거나 아빠가 흑인이라며 숨거나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교육시켜 왔고 미인대회 출전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용기를 북돋웠다.
`미스 차이나타운’은 미국 내 최대 미인선발대회로 미국 내 다른 선발대회의 경우 아버지가 중국계이거나 중국말을 할 줄 알아야 하는 조건을 단 것과는 달리 LA는 오직 25%의 중국 피만 섞였으면 가능했다.
그럼에도 후보들은 40년이 지나오는 동안 머리를 위로 말아 올리는 헤어스타일이나 메이컵도 똑같고 날씬하고 검은 머리카락의 중국인 여성 일색이었다.
하지만 흑인계 혼혈로 첫 출전자가 된 안젤라는 관중석에서 “중국 피가 섞인 게 맞아?” 등의 웅성거림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중국어로 최선을 다했고 결국 18명의 본선 진출에 이어 3위로 호명됐다.
테리 루 심사위원은 “입상자를 보면 남가주 차이니스 아메리칸들의 실상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데, 이제는 혼혈의 시대다”고 말했고 관계자들도 안젤라의 출현과 입상은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