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왕국의 노예들이 굴비처럼 묶여 인간제물 사원 건설장으로 끌려가고 있다.
액션 서사극 ‘아포칼립토’
촬영 급피치 8월초 개봉
멜 깁슨이 감독하는 중미 정글을 무대로 펼쳐지는 박진한 고대 액션 서사극 ‘아포칼립토’(Apocalypto)가 오는 8월 초 개봉을 앞두고 현재 멕시코의 베라크루스 인근에서 촬영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타임지는 최근 촬영 현장을 방문 영화의 제작과정을 보도하면서 “이 영화는 유혈폭력과 액션이 가득한 깁슨의 오스카상 수상작 ‘브레이브하트’와 같은 규모 크고 흥미진진한 시대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어로 ‘새 시작’을 뜻하는 제목을 한 이 영화는 번영의 정점에 이르면서 쇠락이 시작되는600년께의 마야왕국을 무대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왕국의 지도자들은 신들을 위해 보다 많은 사원을 짓고 인간을 제물로 바치지 않으면 흉년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인간 희생을 강조한다.
깁슨은 인간 희생용 석회석 제단을 짓기 위해 수백명의 현지 주민들을 노예 엑스트라로 동원했다. 그리고 깁슨은 히트작 ‘그리스도의 수난’(2004)에서 사어인 아랍어를 썼듯이 이번에는 배우들이 지역 방언인 유카텍 마야어로 대화한다.
깁슨은 “이 영화는 ‘그리스도의 수난’보다 월등히 야심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는 영화의 아이디어를 미라도 분지 프로젝트 활동에 참가하면서 얻게 되었다고. 이 프로젝트는 과테말라의 밀림과 거기에 있는 마야 유적을 보호하는 일.
마야문명은 600년께 멕시코 남부와 과테말라 북부지역에서 절정기를 맞았는데 신세계의 그리스인들로 불리는 고대 마야인들은 0의 개념을 창안하고 장엄한 도시들을 건설했으며 또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달력보다 훨씬 복잡한 달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600년께의 이들은 영화와 달리 인간을 제물로 쓰지 않아 다른 부문에서는 고증에 충실한 깁슨이 영화의 재미를 위해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잡지는 말했다.
깁슨은 영화를 만든 첫째 이유가 컴퓨터 특수 효과와 깊이 없는 인물을 그리고 틀에 박힌 이야기로 매력을 잃어 가는 액션 모험영화를 소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주인공인 젊은이 재규어 포(재규어의 발)의 멕시코 정글 도주장면은 자동차 추적 장면만큼이나 박력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규어 역은 텍사스 출신의 아메리칸 인디언 코만치와 크리족의 피를 물려받은 루디 영블러드가 맡았고 그의 아내 세븐으로는 멕시칸 달리아 에르난데스가 나오는데 둘 다 이번이 첫 영화출연이다.
배우와 제작진은 3분의2가 멕시칸으로 고증에 충실하기 위해 마야왕국의 왕족들의 머리 장식을 위해 수십명의 멕시코와 이탈리아의 의상 및 분장 전문가들이 멸종 직전의 남미산 고운 새 케잘의 깃을 재생산하고 또 베라크루스 교외에 6개월에 걸쳐 피라미드와 장터를 짓는 정성을 기울였다.
이 영화는 깁슨의 제작사 아이콘이 제작하고 디즈니 소속 터치스톤이 배급하는데 촬영은 ‘늑대와 함께 춤을’으로 오스카상을 탄 딘 셈러가 맡고 있다. 영화의 제작비는 해외 촬영과 대규모 세트 등에 불구하고 저렴한 5,000만달러. 깁슨이 과연 ‘그리스도의 수난’에 이어 또 다른 고대 작품으로 빅히트를 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