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정용품도 청소년 흡입제 될 수 있다

2006-04-20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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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헤어스프레이, 구두약, 매직펜, 매니큐어 등
가정용품 점검 및 관리와 자녀와의 대화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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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마약과 흡입제 등은 음침한 길거리나 뒷골목에서 거래되고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을 지니게 된다.
하지만 마약성 흡입제를 부엌의 싱크대나 욕실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부모들은 많지 않다.
바로 세제와 헤어 스프레이, 접착제, 매직펜, 매니큐어, 자동차 수리용 약품 등의 가정용품들도 환각제에 대한 호기심을 지닌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치명적인 물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실시된 미 전국을 대상으로 한 가정에서의 흡입제 남용 설문 조사(NHSDA)에 따르면, 청소년 10명중 1명 정도가 환각 상태를 느껴보기 위해 고의적으로 본드, 구두약, 혹은 세제 등과 같은 가정용품을 흡입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입제를 코로 마시는 스니핑을 할 경우, 그것이 첫 경험이라 할지라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미국에서는 매년 이로 인한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뇌, 심장, 신장, 폐 등이 손상돼 치명적인 질병을 얻게 되는 청소년들도 매년 수백 명에 이른다.

NHSDA 조사 자료에 따르면 백인 청소년은 약 4%, 아시아 태평양계 청소년들은 2.8%가 흡입제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에는 특히 초등학생 등 아동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정용품의 경우 술이나 코카인, 헤로인 등과 같이 위험한 마약류로 분류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소위 ‘감춰진 마약’이라 불려지고 있다.
또한 대다수의 부모들이 가정용품도 자녀들에게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흡입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은 가정용품을 이용한 흡입제는 저렴하면서도 합법적으로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유해하지 않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특히 아태계 청소년들은 동료들로 인한 중압감, 언어와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주위의 권고로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부모들은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자녀와 평소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며 흡입제가 유해하다는 사실과 그 폐해를 직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며, 집안에 놓여진 가정용품들을 수시로 점검하고, 이를 잘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가정용품 흡입과 남용에 대한 상담은 1-888-258-3137을 통해 한국어로도 상담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어로 된 마약 남용 방지에 관한 안내 소책자도 받아볼 수 있다.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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