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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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

2006-04-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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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0년 맞은 김병렬-신용술씨 부부

부부 중 절반이 남으로 돌아서는 각박한 세태에서 결혼한지 70년이 된 노부부가 있어 한인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70년을 동고동락하며 진정한 부부사랑과 가정의 소중함을 깨우친 화제의 주인공은 실버스프링에 거주하는 김병렬(90) 할아버지와 신용술(88) 할머니.
지난달 25일 한식당에서는 이 노부부의 결혼 70주년 축하연이 가족과 주위의 축복 속에 열렸다.
턱시도를 차려입은 김 할아버지와 함께 팔짱을 낀 채 증손주 4명의 에스코트를 받고 입장한 흰 드레스의 신 할머니는 새색시처럼 얼굴을 붉혔다. 축하연에는 3남4녀의 자녀와 17명의 손자, 20명의 증손 등 63명의 직계가족 중 39명이 참석했다.
결혼 25주년은 은혼식, 50주년은 금혼식, 60주년은 회혼식, 75주년은 금강석혼식이라 불리지만, 70주년은 이를 따로 뜻하는 용어가 없지만 70년을 동고동락 해온 부부를 찾기란 흔치않은 일.
경북 영덕에서 태어난 20세의 청년 김병렬씨가 고향 인근 마을에서 태어난 18세의 신 할머니와 결혼식을 올린 때가 1936년. 부모님의 ‘혼인하라’는 전갈에 따라 한학을 수학하다 일본에 유학중이었던 김씨가 고향을 찾았다.
“그땐 정말 예뻤지. 하지만 70년이 지난 지금도 예뻐”라고 김옹은 당시를 회상한다.
70년 동안을 금실 좋게 해로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김옹은 “처지에 닿는 대로, 긍정정인 마음가짐으로 기쁘게 사는 것”이라며 “싸우지 않는 집이 어디 있어? 싸움을 하더라도 지혜롭게 해야지. 부부싸움을 하되 오래하면 절대 안돼. 금방 풀어야 해. 부부간에도 상대방을 존중하고 서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해”라고 말했다. 신 할머니는 “내가 결혼할 때만 해도 여자가 시집가면 시댁에 뼈를 묻는다는 생각으로 갔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니까 이렇게 구순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영덕 군청, 지방법원에 근무한 김옹은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뒤 87년 차남을 따라 워싱턴으로 이민 왔다. 두 딸을 제외한 모든 자녀가 미국에 정착했고 워싱턴에는 장남 정소씨와 차남 정숙, 삼남 정한, 사남 종성씨가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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