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린우드시 공직자 부패 요람?

2006-03-31 (금)
크게 작게
여시장‘공무원 2일간 유급휴가’직권남용
전 시장도 50만달러 공금 횡령 16년형
전·현직 시의원 3명 시정부 돈 사적 사용

린우드의 여시장이 시공무원 200명 전체에 공무집행의 노고를 치하하고 사기앙양을 위한다는 차원에서 2일간의 유급 휴가를 직권으로 제공한 케이스로 좀처럼 헤어나올 수 없는 궁지에 몰렸다.
지난주에는 전 시장 폴 H. 리처즈가 시장 재직시 관급 하청계약 사기로 50만달러의 시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16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현재도 2명의 현직 시의원과 1명의 전직 시의원이 시 정부의 돈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에 대해 수사를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까지 터져 린우드시는 자칫 공직자 부패 요람이라는 이미지가 짙어질까 봐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번에 직권 남용 스캔들이 불거진 레티시아 바스케즈 시장(사진)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일부 주민들이 벌이는 ‘전력을 속인 부정직 공직자 소환 캠페인’의 대상이다.
LA 카운티 시검찰은 그녀를 아예 공금유용 혐의로 공식 기소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문제가 된 공무원 2일간 유급 휴가는 지난해 12월16일 시청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즉흥적 선물로 선포됐다. 시의원 마리아 샌티안과 페르난도 페드로자가 같이 있는 파티장에서 “1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여러분께 크리스마스 선물로 2일간의 휴가를 준다”고 발표한 것. 동석 시의원들은 그 안을 다음 시의회에 상정한다는 뜻으로 해석했으나 23일과 30일 양일간 쉬는 휴가안은 해당 공무원들의 환호 속에 기정사실화 됐다.
그에 따라 린우드시는 크리스마스 연휴와 새해 연휴 전날 아예 시청 문을 닫았다.
시의회의 정식 인준 없이 행해진 유급 휴가 선물은 시의원들과 주민들을 격분시켰다. 적자재정에 시달리는 린우드시의 혈세가 시장의 선심공세용으로 낭비된 것을 들고일어난 것. 그러나 그로 인한 손해 액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그에 대해 바스케즈 시장은 성명서를 통해 린우드 시의회가 투표로 2일간의 휴가 지급안을 승인했다며 잘못한 것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바스케즈측 변호사에 따르면 휴가 지급안은 1월3일 의회에 올려진 후 투표를 통해 사후 인준을 받았다. 그러나 일부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시장측 처사가 불법이라고 질타하고 있다.
린우드시는 인구 7만1,600명의 소도시로 바스케즈 시장은 4년 임기의 시의원직을 거쳐 순번제에 의한 시장직을 맡아왔다.

<이정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