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타모니카 ‘두 얼굴’
2006-03-25 (토)
갱단원 오인 고교생 피살 계기 ‘양극화’부각
북쪽 - 백인거주 소득높은 부유층 지역
남쪽 - 피코지역 소수계 밀집 저소득층
지난달 갱 단원으로 오인되어 피살된 15세 고교생 에디 로페즈(샌타모니카 고교 재학중)의 사건으로 화려한 색깔로만 부각되어 온 샌타모니카시의 어두운 이면이 집중 조명되고 있다고 LA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인기 고교생 로페즈의 죽음은 샌타모니카시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인종문제, 소수계와 저소득층 분리 이슈, 일정 지역의 높은 범죄율, 홈리스 문제 등이 열띤 토론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샌타모니카시는 유명 레스토랑, 고급 샤핑몰, 차 없는 관광객 거리와 해변 문화 등을 대변하는 도시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백인이 주로 사는 북쪽의 부유층 지역과 저소득층 및 소수계가 밀집 거주하는 남쪽 지역(피코 네이버후드)으로 분리되어 있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
따라서 그로 인한 범죄율 증가나 인종간 갈등 등도 점점 노골화되어 이제 시 당국과 주민들도 시급한 대책 마련 필요성을 함께 인식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아울러 지적했다.
로페즈는 지난 2월28일 밤 피코 네이버후드 지역 남쪽 거리를 걷다가 그와 3명의 친구를 갱단원으로 오인한 남성이 발사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이 사건 이후 피코 네이버후드 주민들과 단체 등은 시 당국이 부유층 지역에만 관심을 갖고 저소득층이 몰려 사는 피코 지역의 재개발이나 범죄 예방 등에는 소홀하다며 들고 일어섰다.
그러나 이같은 불평에 대해 시 당국자는 피코 지역 복지 서비스 강화와 반폭력 캠페인 등에 수년동안 수천만달러를 투입했다고 답변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샌타모니카는 북쪽의 몬태나 애비뉴 부근에는 관광 인파와 유명 스타들, 샤핑객들이 계속 몰려오고 주민들의 소득도 상위권이지만 10번 프리웨이를 중심으로 펼쳐진 피코 지역은 흑인계와 라티노계 저소득층이 집중되어 있다.
2003년 랜드연구소의 통계는 샌타모니카 시 전체의 가구당 평균소득은 5만714달러이지만 피코 지역은 3만9,000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몬태나 애비뉴 북쪽의 가구당 소득은 11만8,553달러로 조사됐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