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인사이드 맨’★★★½(5개 만점)

2006-03-24 (금)
크게 작게
‘인사이드 맨’★★★½(5개 만점)

형사 키스가 은행안서 강도 달턴과 협상을 하고 있다.

(Inside Man)

멋쟁이 형사-똑똑한 강도의 ‘기지 대결’

복날 월스트릿 은행 인질 싸고
서스펜스 넘친 ‘먹튀 스릴러’

인종문제 등 심각한 문제를 주로 다루는 뉴요커 스파이크 리 감독의 첫 장르 영화로 다수 인질을 잡고 있는 은행강도들 대 형사들간의 긴장감 감도는 대치를 그린 먹튀(Heist) 스릴러다. 각본도 영리하게 잘 썼고 주조연급 배우들도 일류들이고 잘 짜여진 구성과 액션 스릴 서스펜스 등을 고루 잘 배합했다.
형사보다 강도에게 더 마음이 가는데 강도가 어찌나 똑똑한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카리스마 강한 두 주연배우가 강도와 형사로 나와 맞서는 것도 멋있는데 흥미 있는 사실은 이 강도가 아주 인간적이라는 점. 마치 아르센 루팡을 보는 듯하다.
첫 장면은 좁은 공간 속에 갇힌 강도 달턴 러셀(클라이브 오웬)이 카메라에 대고 “내 말 잘 들어라”고 얘기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관객을 일부러 혼란케 만드는 장면이다. 복날 월스트릿의 맨해턴 트러스트 뱅크에 검은 안경에 마스크 그리고 두건 달린 페인트공의 겉옷을 입은 4인조 강도가 침입한다(영화에서도 언급되지만 이 영화는 알 파치노가 나온 ‘복날 오후’를 생각나게 만드나 복날 대낮 인질 은행강도와 경찰의 대치라는 점 외에 둘이 닮은 데는 없다). 달턴 일행은 50여명의 인질에 자기들과 똑같은 마스크에 옷을 입힌 뒤 방에 가둔다. 그런데 강도들은 은행 금고에 가득 찬 현찰을 챙기질 않고 딴 짓을 한다. 달턴이 노리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사건을 맡은 형사가 멋쟁이 신사복 차림에 보타이를 매고 밀짚모자를 쓴 베테런 키스 프레이저(덴젤 워싱턴). 키스와 그의 동료 빌 미첼(치웨텔 에지오포)이 대규모 경찰 병력이 은행을 공격하기 전에 달턴과 기다림과 기지의 게임을 하는 것이 주요 부분을 이룬다.
한편 이 은행의 창설자인 아서 케이스(크리스토퍼 플러머)는 금고 내 세이프티 박스에 보관한 자신의 과거 비밀과 관련된 귀중한 물건을 회수하기 위해 영리한 고급 파워브로커 매들렌 와이트(조디 포스터)를 고용한다. 그러나 영화에서 결정적 포인트가 되는 이 부분은 신빙성이 없으며 포스터의 역은 불필요한 것이다.
달턴 일행과 키스 일행간의 긴 대치시간을 메우기 위해 여러 가지 사건들이 일어난다. 영화는 중간중간 빛 바랜 색깔로 풀려난 인질들을 키스와 빌이 심문하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관객에게 미리 결과를 알려주는 모험이다. 그러나 크게 긴장감을 해치지는 않는다. 모방범죄가 일어나지나 않을까 생각나게 만드는 여느 스릴러와 다른 상당히 지적인 작품으로 재미있다. 워싱턴과 영화 거의 내내 마스크와 검은 안경을 쓰고 있지만 오웬의 연기가 좋다. 특히 워싱턴이 으스대는 연기를 잘 한다. 리의 영화여서 잡다한 인종을 사용하며 인종문제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R. WB. 전지역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