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성 소방수들, 성적 괴롭힘 호소 “충격”

2006-03-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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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노 물 상영·신발 속에 인분 넣고…”실태 폭로

▶ 가장 신뢰받는 직업 여론 1위와 현실은 딴판

캐나다에서 가장 신뢰받는 직업으로 소방수가 여론조사 1위로 손꼽히고 있지만, 여성 소방수들은 성적 괴롭힘을 당하며 일자리를 떠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리치몬드 소방부서에 최근까지 남아있던 여성 4명의 소방수들이 직장 내에서 성적 괴롭힘을 폭로하고 일터를 떠나는 일이 발생했다.
4명의 소방수 중 한사람인 제니터 모즈닉 씨는 리치몬드에서 여성 소방수들을 대한 성적 괴롭힘과 차별문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작년 8월 BC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닉 씨는 소장에서 남성 동료들이 자신이 있는 곳에서 포르노 비디오를 상영했으며 자신의 신발 속에 인분을 집어넣고, 자신의 사물함에 성적표현의 글을 써놓기도 하고 화재 진압 시 호스에 물을 보내주지 않는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한콕 소방서장과 다른 동료 등 10명을 고소했다.
또한 리치몬드 소방서에서 일고 있는 여성 소방수에 대한 성적 괴롭힘은 이번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어서 더욱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공항 소방서비스와 리치몬드 소방서가 합병하면서 1995년에 리치몬드 소방 부서로 옮겨온 첫 여성 소방수인 산드라 잰슨 씨는 1년 전 성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사직했었다.
또한 11년 경력을 갖고 있는 화재 진압 부서 근무자와 8년 전 리치몬드 소방수에서 근무했던 두 명의 다른 여성 소방수도 성적 괴롭힘에 사직하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짐 한콕 리치몬드 소방서 서장은 남성 소방대원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집단 감수성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여성 소방수들을 함께 일하는 동료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에 대한 방법들을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한콕 서장은 소방서는 여성들이 일하기에는 매우 열악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여성 소방수들은 소방부서에서 여전히 개척자적인 위치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또한 육체적인 노동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콕 서장은 일의 특성상 화재가 발생 시 진압을 위해서 남녀 모두에게 빨리 빨리 하라고 부서 책임자들이 재촉할 수 있을 것이고, 여성 소방수들을 위한 화장실 시설 문제 등 여타 불편한 것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것들로 인해 자칫 여성 괴롭힘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화재 등의 위험한 순간과 초를 다투는 일을 다루는 부서의 특성상 남성중심의 일 처리 문화로 인해서 여성 소방수들을 배려하지 않는 무감각함도 한 몫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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