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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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남쪽 메이우드 불법이민자들의 천국”

2006-03-2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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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전체 96%가 라티노연방·주정부 단속에 맞대응
경찰 교통단속반까지 해체

핍박받고 불안한 불법이민자들은 메이우드로 오라!
라티노가 시 전체 인구의 96%를 차지하는 LA 다운타운 남쪽 소도시 메이우드가 불법이민자 보호구역을 자청하고 나섰다.
오래 전 이민한 라틴계와 불법체류자가 다수 포함된 최근 이민 라티노가 집중 거주하기 때문에 불법이민자 옹호 분위기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수개월 동안은 아예 연방이나 주정부의 불법이민자 단속에 대놓고 저항하거나 오히려 방해하는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먼저 메이우드시 당국은 자동차 면허가 없는 불법이민자들을 걸러내지 못하게 경찰국 내 교통단속 유닛을 아예 해체했다. 따라서 경찰은 무면허 운전자 단속 및 차량 견인을 하기가 어렵게 됐다.
그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시의회가 불법이민을 형사범으로 처벌하려는 연방법을 정식으로 반대하고 또 로컬 경찰이 연방 이민법을 집행하지 못하게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게다가 시의회와 주민들 중 일부는 시내의 한 초등학교의 이름을 아예 전 멕시코 대통령 베니토 후아레즈의 이름으로 개명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밖에도 메이우드에 사는 불법이민자들의 삶을 양성화시키고 보다 낫게 개선한다는 여러 가지 조례안이 시의회나 주민 공청회의 열띤 토론 대상이 되고 있다.
메이우드시 지도자들은 이같은 불법이민자 보호조치들이 이들 단속 및 처벌에 열을 올리는 코스타메사 등 일부 도시들이나 국경순찰 민병대 등 반이민 단체들에게 ‘불법이민자도 인간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메이우드 시당국의 이같은 초법적 조치나 결의안 등을 비판하고 제동을 거는 주민들도 많아지고 있다. 잘못하면 메이우드시 전체가 무법천지화 되며 또 시당국이 감당할 수도 없는 불법이민자들의 막무가내 유입을 야기한다는 것.
특히 오래 전 이민한 주민들은 시의회가 법의 한계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 같다며 위험성을 바짝 경고하고 나섰다. 5명 시의원도 신참 이민자와 오랜 이민자로 갈라져 이견을 내놓고 있다.
1.2스퀘어마일 면적의 메이우드시는 공식적 인구는 2만9,000으로 집계되어 있지만 관계자들은 불법이민자들이 급증, 실제 인구는 4만5,000명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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