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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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천국의 도시’ 이제 그만”

2006-03-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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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후안 바우티스타, 야생닭 먹이 규제안 찬반 논란

“150년 명물·관광상품 못 없애”
“교통혼란·AI 우려된다” 맞서

샌호제 인근의 인구 2,000여의 소도시 샌 후안 바우티스타가 이 도시 명물이며 관광상품이기도 한 야생 닭들 처리를 두고 찬반여론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수십년간이나 거리를 활보하고 인도나 건물, 레스토랑 인근에 죽치면서 자연스레 이 마을의 일부로 부상한 야생 닭들을 이제는 없애자는 조례안이 시의회에 상정되어 있기 때문.
‘닭의 천국’이었던 이 도시가 이제는 시의회와 법 집행관을 동원, 닭 쫓아내기 작전에 나설 판이다. 먹이를 주지 않음으로써 야생 닭을 몰아내자는 조례안는 이미 10여년 전에 제안되었고 매년 논란을 일으켰지만 정식 법률로 제정되지는 않았다.
5주전 시의회가 시작될 때 첫 안건으로 다시 올라온 이 조례안은 21일부터 공개 청문회로 다뤄지게 된다. 핵심은 야생 닭에 먹이를 주면 50달러를 부과하고 1년 안에 다시 적발되면 100달러 벌금을 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찬반여론이 거세서 조례안 통과 전망은 밝지 않다. 먹이규제안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야생 닭들이 150년 도시 역사의 정체성이자 관광상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찬성 주민들은 도시가 온통 닭 배설물과 울음소리에 파묻히고 교통혼란을 일으키며 이젠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우려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만약 야생 닭 먹이주기 금지조례가 통과되면 단속임무는 로컬 경찰이 맡게 되는데 이들은 “닭이나 쫓아다니기 위해 법 집행관이 되진 않았다”고 시큰둥한 반응이다.
한편 로컬 당국은 야생 닭들의 수가 최근 너무 많아졌다는 판단 하에 수주일 전 60~70마리의 약을 잡아 양계장에 넘겼다.
시 매니저의 통계에 따르면 아직도 길거리를 배회하는 야생 닭들은 300마리를 훨씬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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