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재키는 말재주와 인간미를 총동원 자기변론을 한다.
(Find Me Guilty)
실화 바탕, 웃기는 ‘마피아 재판’
‘복날 오후’ ‘도시의 왕자’ 및 ‘평결’ 등과 같은 경찰 및 법정드라마 전문인 8순 노장 시드니 루멧의 또 하나의 법정드라마로 실화다. 딱딱한 법정드라마가 아니라 코미디면을 강조해 폭소를 터뜨리게 만든다. 영화가 시종일관 법정 내서 진행되는 재판 얘기여서 다소 단조로운 감이 없지 않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인물 개발 그리고 기네스북에 오른 최장기 재판 실화라는 점 또 대사들을 전부 재판 기록에서 인용했다는 점등이 흥미를 북돋운다.
루멧의 다른 영화들처럼 뉴욕이 무대인 이 작품은 1987~88년 무려 21개월간 진행된 뉴저지의 마피아 루케이지 ‘일가’ 20명의 대한 재판을 다뤘다. 이들 20명은 각자 변호사를 선임, 법정이 피고들과 그들의 변호사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수많은 조연진이 나오는 영화의 주인공은 이 범죄 일가의 일원인 재키 디(빈 디즐). 마약 밀매 죄로 30년 옥살이중인 재키에서 루케이지 일가를 기소한 검사 션(라이너스 로치)이 제의를 한다. 가족들의 범죄를 불면 잘 봐주겠다 것.
비록 무식한 재키이지만 가족들을 사랑하는 재키는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그리고 자기도 가족들과 함께 기소된 재키는 판사(론 실버)와 변호사단 대표인 벤(피터 딩클리지)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자신의 변호사로 선임한다.
순전히 배짱과 입심 하나만 믿고 재키는 상소리와 우스갯소리를 구사, 법정을 서커스 장으로 만들면서 자기 변론을 하다가 판사에게 몇 차례 경고를 받는다. 그러나 그의 인간적인 면이 배심원들에게 먹혀 들어가는데 곰이 재주를 부린다고 재키는 멍청하고 순진한 척 하면서 사실 배심원들의 심리를 조작하는 셈. 법대 나온 변호사보다 더 말 잘하고 똑똑해 감탄사가 나온다.
이 영화는 대머리 액션스타 디즐의 드라마 배우로의 변신 시도작으로 그가 가발을 쓰고 하는 연기가 가히 일품이다. 그의 능청맞은 연기가 조연들의 그것과 절묘하게 조화돼 드라마를 튼튼히 이끌어간다.
재미있는 드라마로 디즐의 연기 하나만 봐도 즐겁다. 실제 주인공 재키는 영화촬영중 사망했다. R. 전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