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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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크하며 들어오지 마세요’ ★★★(5개 만점)

2006-03-1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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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Come Knocking)

무책임한 아버지의 뒤늦은 속죄

1984년 칸영화제 대상을 받은 ‘파리스, 텍사스’를 연출하고 각본을 쓴 빔 벤더스와 샘 셰파드가 다시 손잡고 만든 로드 무비다. 셰파드가 주연도 하는데 제 기분대로 사는 아버지의 무책임함의 대가와 자기 성찰능력 부족 그리고 뒤늦은 속죄와 자아발견 및 소원했던 가족과의 화해를 그렸다.
좋은 배우들이 나온 영화 치곤 예술적으로나 상업적으로 손익 분기점을 넘을까 말까 하다. 한국인 이인아가 제작중 한 사람인데 내용에 무리가 있다. 그러나 유타와 몬태나서 찍은 시원한 촬영과 음악은 좋다.
평생을 술과 여자와 약물과 방종 속에서 살아온 사양길의 웨스턴 스타 스펜스 하워드(셰파드)는 책임감도 타인에 대한 배려도 또 자존도 없는 빗나간 인간. 스펜스는 유타서 영화촬영 중 갑자기 자기 진짜 인생에 대한 회의를 느끼면서 말을 타고 사라져 버린다. 불난리가 난 영화제작사측은 탐정 서터(팀 로스)를 고용, 스펜스의 뒤를 쫓게 한다.
스펜스는 30년간 한번도 찾은 적이 없던 네바다에 사는 어머니(에바 마리 세인트)를 찾아간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들에게 오래 전 몬태나에서 한 여인이 자신이 스펜스의 아들을 낳아 키운다는 전화를 해왔다고 알려준다.
아들이 있는 줄 몰랐던 스펜스는 30여년 전 몬태나서 촬영 때 관계한 식당 웨이트리스 도린(셰퍼드의 동거여인 제시카 랭)이 전화한 여인이라고 믿고 죽은 아버지의 유물인 구식 자동차를 몰고 몬태나의 작은 마을 뷰트로 향한다. 이와 함께 정체불명의 젊은 여자 스카이(새라 폴리)가 어머니의 유해가 담긴 항아리를 들고 역시 뷰트에 나타난다. 스펜스는 뷰트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도린을 만나고 도린은 자신들의 아들 얼(게이브리엘 맨)을 지적한다. 바에서 노래를 하는 얼은 스펜스를 만나자 “나는 아버지가 없다”면서 행패를 부린다. 이런 난장판 가족관계를 차분하게 치유시키고 이어주는 사람이 스카이. 그런데 과연 스카이는 누구일까. R. 아크라이트, 뉴윌셔(샌타모니카), 타운센터5(엔시노), 플레이하우스(패사디나), 사우스 코스트 빌리지3(코스트메사)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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