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상품 포도에 정성 더한 ‘귀하신 몸’

2006-03-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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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밸리 100~300달러짜리 최고급 와인 수두룩
카버네 소비뇽 위주 매리타지 프리미엄 레드 와인

‘나파 밸리의 최고급 와인’하면 사람들은 주로 ‘오퍼스 원’(Opus One)을 떠올린다.
병당 150달러를 호가하는 오퍼스 원은 물론 나파 밸리의 최고급 와인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최고급 와인들 중 하나일 뿐이다. 유독 한국사람과 일본사람들 사이에 인기있는 오퍼스 원 외에도 나파 밸리에는 비슷한 급의 프리미엄 와인들이 수없이 많다.
많은 와이너리들이 자기네를 대표하는 플래그십(flagship) 와인으로 한병에 100달러가 넘는, 때로 300달러까지 하는 와인을 만들고 있으며, 소수의 와이너리들은 오로지 최고 품질의 레드 와인 한가지만 생산해내고 있다.
이러한 최상급 와인들은 모두 카버네 소비뇽을 주품종으로 한 레드 와인이다. 메리타지(meritage)라고도 하고, 보르도 블렌드(bordeaux blend)라고도 하는 적포도주-즉 카버네 소비뇽, 멀로, 카버네 프랑, 말벡, 프티 베르도 다섯가지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만든 와인으로, 당연히 가장 최고의 것만을 사용해 가장 정성 들여 양조한 것이다.
포도원 내에서도 가장 좋은 황금지역에서 자란 포도열매를 일일이 손으로 따서 수확하고, 그 중에서도 최상품 포도만을 사용하며, 발효가 끝나면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프렌치 오크통에서 최소한 24개월 동안 숙성시킨다.
사실 이 정도 급이 되면 다들 너무 맛있어서 각자 맛의 차이란 아주 미묘하다. 와인메이커에 따라 강조하는 맛과 밸런스가 조금씩 다를 뿐, 또한 와인을 만드는 스타일의 차이, 즉 보르도 스타일이냐 나파 스타일이냐 하는 정도의 차이만 느껴지기도 한다. 나파 스타일이 좀더 진하고 풍만하며 오크향이 짙은 데 비해 보르도 스타일은 보다 섬세하고 우아하며 점잖다.
오퍼스 원 다음으로 한인들에게 잘 알려진 나파 밸리의 최고급 와인들은
▲조셉 펠프스 인시그니아(Joseph Phelps Insignia)
▲케이머스 스페셜 셀렉트(Caymus Special Select Cabernet Sauvignon)
▲로버트 몬다비 카버네 리저브(Robert Mondavi Cabernet Sauvignon Reserve, To-Kalon) 등이다.
그러나 사실 고급 레드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시음을 권하고 싶은 와인은 보르도 스타일의 카버네 블렌드 단 한가지만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 ▲도미누스(Dominus Estate)
▲실버 오크 셀라스(Silver Oak Cellars)


▲카디날레(Cardinale)
▲퀸테사(Quintessa)의 와인들이다. 오퍼스 원 와이너리도 오퍼스 원과 오버처(Overture) 단 두 가지만 만드는데 스타일은 나파 스타일이다.
한편 이 외에도
▲본 스트라세(Von Strasser Diamond Mountain Reserve)
▲스택스 립 와인 셀라스(Stag’s Leap Wine Cellars Cask 23 Cabernet Sauvignon)
▲케익브레드 셀라(Cakebread Cellars Benchland Select, Three Sisters Cabernet Sauvignon)
▲하이츠 셀라스(Heitz Cellars Marthas Vineyard Cabernet Sauvignon)
▲셰이퍼 힐사이드(Shafer Hillside Select Cabernet Sauvignon)
▲프라이드(Pride Mountain Cabernet Sauvignon Reserve)
▲리지(Ridge Monte Bello Cabernet Sauvignon)
▲파 니엔테(Far Niente Cabernet Sauvignon)
▲니바움 코폴라 루비콘(Nibaum Coppola Rubicon)
▲하트웰(Hartwell Stags Leap Cabernet Sauvignon)
▲페주(Peju Rutherford Cabernet Sauvignon)
▲덕혼(Duckhorn Estate Grown Cabernet Sauvignon)
▲헤스 컬렉션(Hess Collection Lion)
▲베린저(Beringer Private Reserve Cabernet Sauvignon)
▲실버라도(Silverado Limited Reserve)
▲플로라 스프링스(Flora Springs Hillside Reserve, Rutherford)
▲샤토 몬텔레나(Chateau Montelena Estate Cabernet Sauvignon)
▲에튀드(Etude Rutherford Cabernet Sauvignon)
▲코센티노(Cosentino M. Coz)
▲다이아몬드 크릭(Diamond Creek Volcanic Hill Cabernet Sauvignon) 등이 있다.
이 와인들의 가격은 최저 100달러, 보통 130~150달러이고, 가장 비싼 것은 프라이드 마운틴 카버네로 300달러 이상을 호가한다.
이런 와인들을 아무 때나 사서 마시기란 쉽지 않다. 나 역시 이중 절반도 맛을 못 봤고, 그나마 많은 종류를 나파 밸리 방문 때 와이너리에서 시음했거나 아니면 캘리포니아 연례 와인 시음행사 같은 곳에서 마셔보았을 뿐이다. 비싼 와인을 맛보는 좋은 방법은 와인 애호가 몇 명이 함께 구입, 다같이 마시거나 와이너리를 직접 방문해 시음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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