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곰 주택가 제집 드나들듯

2006-03-02 (목)
크게 작게
가주 1984년 4,000마리서 3만3,260마리로

먹이 구하기 쉬운 주택가·공원 출몰
활동량 줄어 비만에 출산율만 늘어나

캘리포니아주에는 인구만 급증하는 것이 아니라 곰의 숫자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크게 증가한 캘리포니아주 곰들은 손쉽게 먹이를 구하려 주택가나 공원 등에 자주 출몰하고 정크푸드에 맛들인 이들은 점점 뚱뚱해지고 새끼도 더 많이 낳고 있다.
가주 수렵국의 통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에는 현재 3만3,260마리의 흑곰이 있으며 이는 1984년의 4,000마리에 비해 8배나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도시 근처 산에 살면서 음식 쓰레기를 자주 접하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흑곰의 무게는 깊은 산 속에 사는 곰들에 비해 30%나 더 나간다고 2003년의 한 보고서는 지적했다.
또 최근 발간된 동물저널에서도 행동반경이 150스퀘어마일이었던 곰들이 최근에는 수마일만 움직일 정도로 비활동적이 됐다고 보고했다.
산 깊숙이까지 주택이 들어서는 개발붐과 고단백과 지방이 많은 정크푸드나 음식 쓰레기가 곰의 활동량을 줄이고 비만하게 하며 발정기를 앞당겨 새끼 곰 출산을 배 이상 늘리고 있다는 것.
따라서 레이크타호나 맴모스 등의 피크닉 장소에 흑곰이 출몰하는 것은 물론 이제는 리버사이드나 살리나스, 샌타크루즈, 샌디에고시, 팜스프링스, 몬로비아 등의 주택가에서 어슬렁거리는 곰떼 목격도 흔한 사례가 되고 있다.
특히 LA카운티나 레이크타호, 맴모스 등에 불어닥친 주택 개발붐은 산기슭 도시나 주택지에 앞으로도 더 많은 곰들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또 이같은 현상으로 곰의 급증과 몸체 비만, 주택지 출몰에 그칠 뿐 아니라 야생 곰의 자연친화적 본질까지 바뀔 것이라고 아울러 지적했다.
한편 곰의 급증세는 캘리포니아주뿐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펜실베니아주도 지난 20년간 7배나 증가했다. 또 버지니아주나 메인주에서도 비슷한 증가세를 보였고 곰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메랠랜드주와 뉴저지주도 곰이 많아져 최근 곰 사냥 시즌까지 생겼다.

<이정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