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치않은 한국행등 피해

2006-02-2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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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수속 한인들, 변호사 실수·무성의등으로


일리노이주에서 대학을 졸업한 P(26)씨는 이민 변호사의 부주의로 10년간 살아온 미국생활을 중단하고 한국으로 발걸음을 돌려야했다.

취업을 약속한 회사의 유태인 변호사가 그의 취업비자를 신청하는 도중, 직종란에 써야할 직함 대신 ‘사장(President)’라고 잘못 기입했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시카고를 떠나는 그에게 변호사는 돈을 더 내면 다른 방법을 써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카고 한 중소기업에서 OPT로 일하던 K(25)씨도 큰 꿈을 품고 찾아온 미국 땅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이번 달 한국으로 돌아간다. 변호사가 서류를 책상 서랍 속에서 잠재우고, 뒷처리를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해 OPT 기간이 끝나가도록 취업비자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나뿐만 아니라 여러 고객을 두고 있다는 점은 안다.

하지만 전화를 걸 때마다 ‘비자 이미 받지 않았느냐’ ‘2~3주만 기다리면 나온다’고 무성의하게 대하는 태도에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보충서류가 필요하다는 것조차 변호사는 모르고 있었다고 K씨는 토로했다. 이밖에도 변호사들의 부주의로 서류가 늦게 도착해 불이익을 받는 상황, 이민법에 맞지 않는 서류 내용 작성으로 비자가 거절되는 상황, 비자거절을 통보해주지 않아 다시 비자를 제출할 기회도 잃어버리거나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는 상황 등이 대표적인 피해사례로 꼽힌다.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변호사 수임료를 환불받지 못함은 물론 이민생활 역시 파국에 달해 생활터전 마저 잃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변호사들의 실수 또는 부주의, 무성의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한인들의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최근 연방법무부가 한인을 포함한 이민변호사 8명의 변호사 자격을 박탈한다는 소식(본보 21일자 A1면 보도)이 전해진 직후라 더욱 충격이 크다.

법무부가 웹사이트(www.usdoj.gov)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랜디 강 변호사는‘피수임자에 대한 부적절하고 상스러운 법정대리’를 이유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했으며 일리노이주에서는 알렉산더 골드먼 변호사가 3년간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와 일을 하더라도 결국은 자신이 모든 서류, 프로세스를 꼼꼼히 챙겨야 하는 것 같다며 수임료가 비싸지 않으면서도 일처리를 완벽하게 하는 변호사가 누구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등 변호사 선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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