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초치’★★★½

2006-02-24 (금)
크게 작게
‘초치’★★★½

폭력적인 초치는 카재킹한 차 속의 아기를 키우면서 인간성을 회복한다.

(Tsotsi)

남아공 냉혈 깡패의 인간성 회복

2005년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남아공영화로 폭력적인 갱스터 영화와 인간 영혼의 구원의 드라마를 잘 혼합한 훌륭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가난한 흑인들이 밀집해 사는 달동네인 타운십에서 직접 찍은 촬영이 작품에 사실감을 압도적으로 제공한다.
제목은 남아공 원주민어로 ‘깡패’를 말하는데 영화는 찬피 동물처럼 냉정하고 사나운 주인공 깡패의 인간성 회복의 이야기다. 대단히 생동감 있고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박진한 작품이면서도 아름다운 감정이 스며든 영화로 주인공역의 배우의 연기가 출중하다. 음악도 정열적이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에이즈를 앓는 어머니 밑에서 도망 나와 타운십 깡패두목이 된 초치. 처음 영화는 초치 일당이 지하철서 아이스픽을 쓰면서 승객의 지갑을 강탈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매우 긴장감 강한 장면이다.
초치는 어느 날 밤 요하네스버그 시내 중류층 흑인 집 앞에서 이 집 부인의 차를 카재킹한다. 이 과정서 여인이 초치의 총을 맞는다. 차를 타고 도주한 초치는 차 안에 여인의 갓난 사내아이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아기를 샤핑백에 담아 집으로 데려온 초치는 이 때부터 자기가 아기를 키운다. 그리고 보채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게 하려고 인근에 갓난아기와 함께 혼자 사는 젊은 미망인에게 총을 들이대고 젖을 먹이라고 요구한다.
이 여인은 차츰 아기에게 자발적으로 젖을 먹이고 초치에게도 연민의 감정을 갖게 된다. 초치는 이렇게 아기를 키우면서 자신의 상처 입고 파괴된 영혼을 수선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은 초치가 일당과 함께 갓난아기의 부모 집을 터는 것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 사건이 뜻밖의 방향으로 접어들면서 영화는 다소 신파적으로 끝난다. 볼만한 것은 초치역의 프레슬리 츠웨네야게의 연기.
무감하고 냉정한 연기인데 바라보면 겁이 날 만큼 비인간적이면서도 가슴 속 인간성을 느끼게 한다. 개빈 후드 감독.
R. Miramax, 아크라이트(323-4654-4226), 센추리 15(310-289-4 AMC), 뉴윌셔(310-281-8223), 빌리지3(800-FANDAN GO #162)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