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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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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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무비’(Date Movie)

공포영화를 풍자한 ‘무서운 영화’(Scary Movie)를 쓴 각본가들이 이번에는 데이트 영화를 풍자했다. 주인공은 불치의 로맨틱한 줄리아. 줄리아는 마침내 꿈에 그리던 남자인 영국 신사 그랜트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둘은 결혼하기 전에 양쪽 집 어른들을 만나야 하고 또 둘의 사랑을 깨어버리려는 그랜트의 여자 친구 앤디의 음모도 분쇄해야 한다.
‘요란한 그리스 결혼’ ‘장인댁 방문’ ‘내 친구의 결혼’ ‘스미스씨 부부’ ‘킬 빌’ ‘킹 콩’ 등 로맨스 영화를 비롯해 모든 장르의 데이트 영화를 싸잡아 풍자한 데이트용 영화다. PG-13. 전지역


‘자니 기타’(Johnny Guitar)


총천연색 화면과 함께 주인공들의 성격 색깔도 불타듯 다채로운 이색 웨스턴. 페기 리가 부르는 주제가가 일품이다. 1954년작으로 니콜라스 레이(이유 없는 반항) 감독. 한국어 제목은 ‘고원의 결투’.
황량한 서부의 어느 마을에 살롱을 차린 백의의 여인(조운 크로포드)과 광적으로 정의감에 매달리는 술집 주인의 라이벌인 흑의의 여인(머세데스 매캠브리지)의 숙명적인 대결을 그렸다.
이 두 여인 사이에 끼여드는 남자가 떠돌이 기타리스트 건맨 자니(스털링 헤이든). 상징이 판을 피는 최고급 영화.


‘노터리어스 목장’
(Rancho Notorious)

마를렌 디트릭이 주연하고 프리즈 랭이 감독한 1952년작 이색 웨스턴. 자기 애인의 살해범을 찾는 남자가 무법자들의 은거지인 목장에 정착한다. 26-28일 뉴베벌리 시네마 (323-938-4038)


‘바그다드의 도적’(Thief of Baghdad·1940)

걸작 환상영화로 특수효과와 촬영과 내용 등이 모두 최고급인 흥미만점의 모험영화. ‘아라비안 나이트’의 얘기로 이렇게 재미있는 영화도 보기 드물다. 특히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꼭 관람하기를 부모들에게 권한다. 장난기가 심한 소년 사부가 바그다드의 왕위 후계자였으나 사악한 마법사에 의해 쫓겨나 장님 거지가 된 아흐마드 왕자를 돕느라고 온갖 모험과 액션을 겪는다.
이 둘을 도와주는 것이 병 속에서 세상 밖으로 나온 거대한 요정. 둘은 요정의 도움으로 바그다드의 옥좌도 되찾고 아흐마드는 고혹적인 공주와 결혼한다. 하늘을 나는 날개 달린 장난감 백마, 세상 모든 곳을 볼 수 있는 보석으로 장식된 눈, 여러 개의 팔이 제 각기 춤을 추는 살인여자동상등 신비한 장면들이 가득하다. 음악도 일품. 26일 하오 5시 에어로 극장(1328 Montana Ave. 샌타모니카)


‘신원불명 백인 남자’(Unknown White Male) ★★★

2003년 7월3일 아침 코니 아일랜드행 뉴욕 지하철에서 내린 뒤 갑자기 자기 이름을 비롯해 자신의 모든 것에 대한 기억을 상실한 덕 브루스에 관한 기록영화. 덕은 그 자리에서 경찰서로 찾아가 자기가 기억상실증자가 됐음을 알리고 도움을 청한다. 전직 중권브로커로 잘 나가던 덕이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애쓰는 과정과 그가 앞으로 제2의 덕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할지를 고심하는 모습을 덕의 친구 머리가 카메라로 찍었다. 기록영화인데 일종의 미스터리 스릴러 기분이 나는 흥미 있는 영화다.
덕의 기억상실의 원인은 현대의학으로도 제대로 규명 못하고 있다. 머리는 덕이 자신의 옛 사진들과 홈비디오 그리고 자신의 가족 및 전 애인과 친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과거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정직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아직도 과거를 기억 못하나 새 애인을 사귀어 새 생활을 하고 있다. 선셋5(323-848-3500), 플레이 하우스7(626-844-6500)



‘거리의 싸움’(Street Fight) ★★★

2002년에 실시된 뉴저지 뉴왁 시장 선거에서 4선 연임한 현직 시장에 맞서 후보로 나섰다.
근소 차로 패배한 당시 32세의 코리 부커의 치열한 선거운동을 찍은 재미있는 기록영화. 마치 자유당 시대 온갖 부정과 부패 그리고 위협과 공갈이 판을 치던 선거전을 생각나게 만든다.
스탠포드대 풋볼 장학생이요 로즈 스칼라로 예일 법대를 나온 부커와 부패한 원로 정치인인 샤프 제임스 시장간의 불꽃 튀는 선거운동을 리얼하게 묘사했다.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막강한 제임스팀의 선거운동과 새로운 뉴왁을 주장하며 이에 맞서는 뉴왁 시의원 부커간의 거리에서의 대결을 통해 미국 민주주의 하복부를 폭로했다. 부커는 올해 시장직에 재도전한다. 일부지역.


‘남부 연방국’(CSA) ★★★

제목은 ‘The Confederate States of America’를 뜻한다. 남북전쟁서 남군이 승리했으면 그 뒤 미국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내용을 의사 기록영화식으로 만든 코믹한 작품.
북군의 그랜트 장군이 남군의 리 장군에게 항복하면서 링컨은 캐나다로 망명한다. 그리고 무성영화 시대 명감독 D.W. 그리피스는 이 사건을 다룬 ‘부정직한 에이브 사냥’이라는 영화를 만든다. 미 전국에 남부연방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역사는 흘러도 흑인들은 영원한 백인들의 노예로 남게된다. 가짜 사학자들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 만든 이 영화에서 충격적이면서도 우스운 것은 흑인들을 조롱하면서 만든 각종 광고들.
영화가 TV로 방영되면서 중간 중간 광고시간에 나오는 이 장면들은 다소 장난이 지나치다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깊이는 없지만 역사를 가정한 얘기여서 그런 대로 즐길만하다. 그랜드(213-617-0268)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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