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악법 개정 촉구 시위...필라서 ‘작업 거부의 날’ 1,000여명 참가
2006-02-15 (수) 12:00:00
<필라델피아=홍진수 기자> 불법 이민자를 포함한 1,000여명의 라틴 계, 아시아 계 이민자들이 대규모 평화 시위를 벌였다.
‘이민자 없는 날’(Day without an immigrant)이라고 불리는 라틴 계 이민자 단체는 지난 14일 정오께 필라 다운타운에 있는 미 국립 헌법 센터 앞에서 ‘작업 거부의 날’(The Day of work stoppage) 시위를 벌이면서 가장 힘든 일을 하면서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민자의 살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멕시코, 볼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등 남미 계 이민자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한국,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지의 합법 및 불법 이민자 1,000여명이 참가한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책임 있는 이민 개혁을 위한 선언문’(Proclamation for
Responsible Immigration Reform)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우리는 미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참여하면서 중요한 기여한 하고 있으며, 미국은 우리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만 법적인 지위와 시민권을 거부당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불법 이민자들이 법적인 지위를 취득해 평화스럽게
살고, 수년간 가족들과 생이별하는 아픔이 사라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대들은 정오가 지나면서부터 리버티 벨이 보관돼 있는 국립 헌법 센터 앞에서 모여들기 시작해 낮 1시께는 1,000여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스페인 어로 ‘Si Se Puede’(예스 우리는 할 수 있다)라고 쓰인 흰 색 T 셔츠와 ‘We are all Immigrant’ 등 각종 구호가 적힌 플래
카드를 들고 추방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활로를 열어 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중국 계 지미 쳉 씨는 지난 주 이민국에 의해 추방되던 중 쌍둥이를 사산한 중국 계 불법 이민자의 사진을 높이 쳐들고 이민 행정의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 계 2세들인 오수경 필라 소
리몰이 단장, 이재원 SEAMAAC 지역 봉사실장, 앨리슨 박 수감자 인권 보호센터 관계자 등도 시위에 참가해 “이민자들의 살 권리를 보장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현재 연방 상원에 계류 중인 이민 개혁 법 ‘The Senbrenner-King bill H. R.4437’이 악법이라고 규탄하면서 이 법을 발의하는데 참여한 알렌 스펙터 연방 상원의원(공화 펜 주)의 필라 사무실까지 시위를 벌였다. 이민 개혁법은 불법 체류 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
한 벌금을 올리고, 취업하기 전 신분 조회를 강제로 실시하도록 했으며, 지역 경찰에게 의심스러운 불법 체류 자를 체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한 벽을 세우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은 현재 연방 하원을 통과한 뒤 연
방 상원에 계류 중으로 다음달부터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시위는 식당 등지에서 주로 일하는 라틴 계 불법 체류 자들이 가장 바쁜 날인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작업 거부를 실시해 ‘이민자 없는 날’에 어떤 고통이 오는 지를 알려주기 위해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