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외층 둥지‘희망의 집’ 폐쇄위기

2006-02-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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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주민 밴쿠버 시에 민원제기

▶ 3월 8일 공청회서 존속여부 결정

535 이스트 브로드웨이(일명 프레즌트 마운틴 에어리어)에서 10년간 소외계층의 ‘둥지’가 되었던 희망의 집(김용운 목사·Community of Hope)이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폐쇄위기’에 놓이게 됐다.
최근 지역 주민 75명이 희망의 집 폐쇄를 요구하는 민원을 밴쿠버 시에 제기함에 따라 희망의 집 존속여부를 결정할 공청회가 오는 3월 8일 시청에서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5명의 위원들이 민원을 제기한 측과 희망의 집 측의 의견을 들은 뒤 곧바로 ‘희망의 집’존속여부를 판가름하게 된다.
희망의 집은 그 동안 마약·알콜 중독자, 노숙자, 거리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영·육의 양식을 제공하며 재활을 지원해 왔던 곳이다.
특히 희망의 집은 매주 4차례 소외계층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금요일마다 푸드뱅크를 운영함에 따라 평균 100여명의 가난한 이웃들이 찾아오고 있는 상태여서 가난한 이웃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피난처’와 같은 곳이다.
그러나 주변 상인들과 아파트 주민들은 희망의 집을 찾는 이방인들이 늘어날수록 불만이 컸다. 이유는 노숙자나 마약중독자들이 이 지역을 찾아옴에 따라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주고 분위기를 헤친다는 것.
희망의 집을 운영하는 김용운 목사는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폐쇄 또는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희망의 집을 통해 조금씩 재활의 의지를 가지려 하는 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목사는 지역주민들의 가장 큰 민원이었던 아침식사 제공도 중단한 상태고 희망의 집 뒷문을 사용치 못하도록 했으며 더욱이 매주 금요일에 갖는 푸드뱅크 마저 이 달 말로 중단할 계획을 갖고 있는 중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목사는 무엇보다 희망의 집을 찾는 소외된 자들은 다운타운의 소외된 자들과는 달리 덜 거칠며, 재활의 여지가 있는 이웃들이라면서 이들의 쉼터가 사라지면, 이들의 재활의지마저 꺾게 될 것이라며 교민 사회의 지원을 당부했다. /안연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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