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딛고 다시 정상에...’
2006-02-04 (토) 12:00:00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의 모든 것 ③
21년간 무대위를 누비며 ‘한국 최고의 가수’란 찬사를 들은 이승철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연예인에게 ‘마약복용자’란 딱지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주홍글씨 같은 것. 그는 지난 87년과 89년에 대마초 흡연혐의로 두차례 구속된 바 있다. 그는 함께 하고 있던 록그룹 ‘부활’의 양홍섭, 성권일, 김태원과 록그룹 ‘들국화’의 전인권, 허성욱, 가수 김현식 등과 함께 대마초 흡연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인기를 누리고 있던 그였기에 팬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노래부르는 것이 숨쉬는 것만큼이나 자유로왔던 그에게 ‘방송금지’란 처분이 내려졌다. 한동안 무대에서 내려와야 했던 그는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로부터 1년 반 뒤 또 다시 그가 여배우 김부선, 이영호 등과 또다시 대마초 흡연혐의로 구속됐을 때 팬들의 실망은 대단했다. 이승철이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많았다.
사실 한국 연예인들이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75년 싱어송 라이터 신중현을 비롯한 18명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된 것이 최초의 사건이다. 그 후로도 잊을만 하면 매년마다 수차례씩 유명 가수, 탤런트, 개그맨들이 굴비엮이듯 줄줄이 구속되곤 했다. 승승장구하던 연예인들이 복용 혐의로 세간을 뒤흔들어놓고는, ‘마약 사범’이란 멍에 아래 팬들의 기억 속에 잊혀져 갔다. 하지만 그는 재기에 성공한 몇 안되는 가수 중 하나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 떳떳히 밝히고 힘들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노력하는 가수다.
지난 97년 탤런트 강문영과 이혼할 당시만 해도 그는 고초를 스스로 이겨내는 모습으로 굳건히 음악생활을 다져갔다. 최근에는 다시 연기활동을 재개한 강씨에게 좋은 연기를 보여주길 바란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할 정도로 여유로와졌다.
시카고를 기점으로 미주 4개 대도시를 순회하는 이승철의 ‘진성’ 콘서트는 ‘마약 방지 콘서트’라는 가제를 달고 있다. 스스로 환각의 유혹을 뼈져리게 경험해본 그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로 미국내 마약에 손을 대는 청소년들에게 그 마약의 위험성을 일깨워주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송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