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수상작 7편 첫 출시
워너 홈비디오(WHV)
워너 홈 비디오(WHV)는 31일 제78회 오스카상 후보 발표와 함께 과거에 연기와 작품 등에서 오스카상을 받은 고전명화 7편을 출시했다. 이중 5편은 연기상 수상작이고 나머지 2편은 작품상을 받았다. 이것들은 모두 처음 DVD로 나왔다. 디지털로 새로 떴으며 제작상황 기록영화 등 푸짐한 부록이 수록됐다. 가격은 개당 20달러.
‘시마론’(Cimarron·1931)
소설 ‘자이언트’의 작가 에드나 퍼버의 소설이 원작. 1889년 오클라호마 랜드러시를 배경으로 여러 세대에 걸친 옛 서부 개척사로 감독상과 각색상 수상. 강인한 얀시(리처드 딕스)와 그의 지혜로운 개혁자 아내 새브라(아이린 던)가 서부에 뿌리를 내리며 역경을 견디면서 꿈을 이루는 얘기를 대하극으로 그렸다.
‘챔프’(The Champ·1931)
눈물 없이는 못 볼 ‘올 타임 위피’의 대표작. 산전수전 다 겪은 한물간 권투선수(월래스 비어리)가 9세난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링에 복귀한다. 바위 같은 체구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내와 아들간의 사랑과 죽음이 슬프고 또 슬프다. 비어리가 주연상 수상.
‘용감한 선장들’(Captains Courageous·1937)
부잣집의 10세난 아들로 버릇없는 하비(프레디 바톨로뮤)가 여객선에서 바다로 추락하나 포르투갈 어부 마누엘(스펜서 트레이시)에 의해 구조된다. 그리고 하비는 현명하고 인자하면서도 때로는 엄격한 마누엘에 의해 훌륭한 소년으로 탈바꿈된다. 트레이시가 주연상 수상. 모험 소설가 루디야드 키플링의 글이 원전.
‘대지’(The Good Earth·1937)
펄 벅의 퓰리처상 수상 소설이 원작.
시골 농부 왕 룽(폴 뮤니)과 그의 부엌데기 아내 오-란(루이제 레이너)의 이야기. 둘은 가난과 메뚜기 떼의 습격 그리고 온갖 역경과 배신 속에서도 강한 가족애로 뭉쳐 참 사랑을 깨닫는다. 레이너가 주연상을 받았고 촬영상도 수상. 특히 메뚜기 떼의 곡물 밭 공격장면이 압권이다.
‘키티 포일’(Kitty Foyle·1940)
필라델피아의 의지가 강한 소시민 출신의 키티 포일(진저 로저스)이 사교계의 문전박대를 겪으면서 훌륭한 여인으로 빛을 본다. 그리고 키티는 부잣집 아들과 기반을 잡으려고 애쓰는 의사와 관계를 맺으면서 결국 참 사랑을 선택한다. 로저스가 주연상 수상.
‘자니 벨린다’(Johnny Belinda·1948)
캐나다의 황량한 농촌에서 바람과 싸우며 땅을 일구는 귀 먹고 말 못하는 젊은 여인 자니의 드라마. 그녀는 신체장애 때문에 정신박약자 취급을 받는데 이 마을에 새로 온 의사의 정성에 의해 침묵의 감옥에서 빠져 나와 활짝 핀다. 자니역의 제인 와이맨이 주연상 수상.
‘생의 욕망’(Lust for Life·1956)
광인 화가 반 고흐의 불타는 삶을 불타는 컬러화면에 활활 타오르게 그린 영화. 고흐와 그의 화가 친구 고갱의 관계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고흐 역의 커크 더글러스의 연기가 무섭게 치열하다. 고갱 역의 앤소니 퀸이 조연상 수상.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n)
부유층들이 사는 이스트사이드 맨해턴의 아파트에 모여 카드놀이를 하고 정치를 논하고 또 사회적 출세에 관해 얘기하는 일단의 20대 남녀 친구들의 드라마. 냉소적인 닉과 철학적인 찰리와 파티걸인 샐리 그리고 제인 오스틴을 사랑하는 오드리 그리고 이들의 생활태도에 비판적인 단순한 탐 등이 크리스마스 때 한데 모여 계속해 재잘댄다.
언뜻 들으면 무가치한 얘기들 같은 젊은이들의 대화를 통해 뉴욕의 상류층 젊은이들의 내막과 그들이 속한 사회를 역설적으로 비판한 코미디 드라마. 1990년작으로 90년대 미국의 인디 영화 중 가장 중요한 작품의 하나로 꼽힌다. 여기 나온 젊은 배우들이 지금 모두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 위트 스틸맨 감독. 성인용. 40달러. Criterion.
Tartan
‘수취인 불명’
(Address Unknown)
김기덕 감독의 2001년도 작품으로 한국전 후 감정적으로 심리적으로 방황하는 세 10대의 가슴 아픈 드라마.
미군부대 주변에 사는 창국(양동건)과 지훈(김영민)과 은옥(반민정)은 친구. 창국은 바걸인 자기 어머니(방은진)를 버리고 미국으로 간 흑인 아버지인 GI를 찾아 미국으로 가는 것이 꿈. 그는 계속 미국으로 편지를 보내나 편지는 ‘수취인 불명’ 도장이 찍혀 반송된다.
소심한 지훈은 참전용사로 불구가 된 아버지의 전공 자랑에 넌덜머리를 낸다. 결국 그는 견디다 못해 폭력성을 노출한다.
친구들 장난으로 한쪽 눈을 실명한 은옥은 미군 제임스와 사귀는데 제임스는 은옥에게 눈 수술비를 약속한다. 이 3인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과 동경이 충돌하면서 희비극이 일어난다. 사이코 김기덕의 잔인한 성품이 드러나는 몇 장면은 매우 끔찍하나 아름답고 슬픈 영화다. R. 25달러. 영어 자막.
‘바이탈’(Vital)
‘테추오: 철인’을 만든 일본의 환상적인 괴기 공포영화 감독 신야 추카모토의 영화.
20대의 히로시 타카기는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자가 된다. 그는 퇴원해 집에서 요양하면서 집에 있는 해부학 교과서에 매달리게 된다.
히로시는 이 해부학에 매료돼 사고 전 입학허락을 받았으나 자신이 거부한 의대에 들어간다. 히로시를 사랑하는 여자가 동료학생 이쿠미.
그러나 히로시는 이쿠미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해부 테이블 위에 놓인 죽은 여인에 집착한다. 그리고 히로시는 이 여인의 팔에 새겨진 새 문신으로부터 시작해 기억(?)이 재구성되면서 환상 속에 빠진다. 히로시는 의사가 아닌 미술가로서 이 아름다운 여인과의 삶을 환영으로 경험한다. 과연 이 여자가 히로시의 잃어버린 과거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인가. R. 25달러.
유명 흑인배우 주연 고전 6편
‘흑인역사의 달’맞아
WHV·FOX 3편씩
‘흑인 역사’의 달인 2월을 기념하기 위해 워너 홈 비디오(WHV)와 폭스(Fox) 비디오는 각기 유명 흑인 배우들이 주연한 고전영화 3편씩을 출하했다. 가격은 개당 20달러.
WHV
‘할렐루야’(Hallelujah·1929)
메이저 영화로서는 최초의 올 블랙스타들이 나오는 음악이 있는 드라마로 유성영화 초기작품. 미남부의 가난한 목화농장 경작자 지키가 품행이 방정치 못한 칙의 유혹에 빠졌다가 잠시 종교에서 구원을 찾는다. 그러나 그는 다시 칙에 대한 집념에 빠지면서 욕정의 노예가 된다.
흑인 영화, 재즈. 블루스 등이 혼합된 음악과 어빙 벌린의 2곡의 노래가 있는 정열과 사랑, 상실과 구원의 드라마.
‘푸른 목장’(The Green Pastures·1936)
역시 올 블랙스타들이 나오는 기분 흐뭇한 드라마. 시골의 목사가 흑인 아이들에게 구약성서의 내용을 가르치면서 이 내용이 연극으로 재현된다. 퓰리처상 수상 희곡이 원작으로 당시 흑인 최고 스타들인 렉스 잉그램과 에디 앤더슨 공연. 흥겨운 흑인 영가들이 나온다.
‘하늘의 오두막’(Cabin in the Sky·1943)
역시 올 블랙스타 공연 영화로 조강지처와 동네 바람둥이 유혹녀 사이에서 갈등하는 리틀 조 얘기를 우화식으로 그렸다. 리틀 조가 선과 악의 줄다리기에 시달리면서 진짜로 예수와 사탄의 투쟁의 장본인이 된다.
후에 ‘파리의 미국인’과 ‘지지’ 등 많은 걸작 뮤지컬을 만든 빈센트 미넬리 감독의 데뷔작. 뮤지컬로 레나 혼, 듀크 엘링턴, 루이 암스트롱 같은 명 재즈음악인들이 나온다.
FOX
‘험악한 날씨’(Stormy Weather·1943)
로맨스 내용의 플롯보다는 노래와 춤이 일품인 뮤지컬. 레나 혼이 제목의 노래를 부르고 이 밖에도 빌 로빈슨, 둘리 윌슨(‘카사블랑카’의 샘 역), 패츠 월러, 캡 캘로웨이 및 니콜라스 브라더스 등 최고의 가수와 댄싱팀들이 나온다.
‘핑키’(Pinky·1949)
인종문제를 다룬 ‘메시지’ 영화. 남부 출신의 흰 피부를 지닌 여자(진 크레인)가 북부에서 백인 행세를 하며 간호사 공부를 한다. 그녀는 공부를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오나 백인과 흑인 모두로부터 배척을 당한다. 엘리아 카잔(워터프론트) 감독.
‘태양 속의 섬’(Island in the Sun·1957)
카리브해의 가상의 섬에서 일어나는 인종갈등과 흑백 로맨스를 그린 화끈하고 재미있는 멜로 드라마. 멋진 남자 배우들과 예쁜 여자 배우들 그리고 수려한 경치와 금단의 사랑 및 깊고 어두운 비밀과 살인이 있는 삼삼한 오락영화.
주제가를 부른 해리 벨라폰테를 비롯해 도로시 댄드리지, 제임스 메이슨, 조운 폰테인, 마이클 레니, 굴 저스틴, 스티븐 보이드 및 조운 칼린스 등 올스타 캐스트. 흑백 로맨스를 그려 당시 논란의 대상이 됐었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