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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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착자 쏴 후회없다”

2006-02-0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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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손녀사위 총격살해 노파 자백

증손자 양육관련 범행 추정

지난 주말 이혼한 손녀사위를 총격 살해한 혐의로 체포, 수감된 81세의 할머니 진 E. 앨런(레이크 포레스트 거주)은 손녀사위였던 알렉스 레에스(26)가 목숨을 잃은 것은 유감이지만 “후회는 없다”며 범행 배경을 자백했다.
LA타임스는 31일 엘런 할머니와의 옥중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19개월된 증손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손녀사위였던 레에스를 쐈으며 범행이 정당하다고 믿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앨런 할머니는 손을 떨고 눈은 퉁퉁 부은 상태로 30일 교도소 면회실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앨런은 “신의 눈으로 보면 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고 따라서 죄의식도 없다”고 말하고 증손자 목숨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앨런은 현재 살인혐의와 무기 불법사용혐의, 또 위증혐의 등으로 10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수감된 상태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고 종신형을 받게 된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이혼한 손녀 레슬리 비에그(24)와 19개월된 증손자와 함께 살고 있던 앨런 할머니는 지난 28일 증손자를 데려가기 위해 온 전 손녀사위 레에스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그런 후 911을 걸어 “내가 성도착자를 쐈다”고 신고했다. 당시 현장에는 손녀는 물론 레에스를 태우고 온 부모들도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참극은 손녀 비에그가 레에스와 결혼 6개월만인 지난 2004년 10월 이혼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레에스가 멕시칸이며 크게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들의 결혼을 처음부터 반대했던 할머니는 레에스가 아기를 성추행 했기 때문에 양육권을 박탈해야 한다는 손녀의 주장에 합세했다.
그러나 레에스는 그같은 혐의가 무고라며 그동안 자진해서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여러 가지 테스트를 받고 공식적으로 누명을 벗은 것으로 측근은 전했다. 아들의 공동 양육권을 갖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 싸워 온 레에스는 최근 아기를 볼 수 있다는 합의를 받아냈고 이 날 부모와 함께 아기를 데리러 왔다가 목숨을 잃었다. 레에스측은 앨런이 손녀사위의 양육권을 완전 박탈하려는 의도로 총을 쐈다고 보고 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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