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야의 결투’(My Darling Clementine·1946)
존 포드가 감독한 ‘O.K. 목장의 결투’ 이야기로 시적인 웨스턴이다. 포드의 본 고장인 모뉴먼트밸리에서 찍은 흑백 촬영이 아름답다. 서정적이요 우수에 가득 찬 걸작 중의 걸작이다. 애리조나 광산촌 툼스톤의 과묵하고 의젓하며 총 솜씨가 좋은 보안관 와이엇 어프로 헨리 폰다가 나와 명연기를 한다. 어프의 친구로 폐병에 걸린 건맨인 전직 치과의사 닥 할러데이로 빅터 마투어가 나온다. 그의 셰익스피어를 음미하는 건맨의 모습이 일품이다. 어프와 할러데이는 어프의 형제들과 함께 소도둑 일당인 클랜턴(월터 브렌난) 일가족과 O.K. 목장서 필사의 대결을 한다. 허구의 여인 클레멘타인으로 캐시 다운스가 그리고 할러데이의 애인인 치와와로 린다 다넬 공연. 2월2일 하오 7시30분 에어로 극장(1328 몬태나, 샌타모니카).
‘아메리카, 아메리카’(America, America·1963)
‘위터프론트’와 ‘에덴의 동쪽‘ 등을 만든 엘리아 카잔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민자들에 관한 걸작 대하 서사극. 이민자들인 한국인들이 꼭 봐야 될 영화로 가슴이 메어지는 감동을 느낄 것이다.
이 영화는 그리스계인 카잔의 삼촌의 미국 이민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1900년 터키에서 가족과 함께 살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미국에 가는데 집착하는 젊은 그리스계 청년 스타브로스의 이야기다. 카잔은 주인공역의 스타티스 지아렐리스 등 알려지지 않은 앙상블 캐스트로부터 강렬한 연기를 뽑아내 사실적이면서도 달곰씁쓸한 희비극 명작을 만들어냈다. 오스카 미술상을 받았다. 174분. 흑백. 29일 하오 5시 에어로 극장(1328 Montana Ave. 샌타모니카).
‘또 다른 하늘’
(Another Sky·1954)
모로코 마라케시의 백인 집에 가정부로 들어온 수줍고 젊은 로즈가 아프리카의 육감성에 취해 버린다. 그녀는 길에서 춤을 추는 소년 티를 못 벗어난 남자를 사랑하게 되나 남자는 사라진다. 로즈가 사라진 연인을 찾아 사하라사막을 지나는 긴 비극적 여정이 압도적이다. 성적 집념과 억제에 관한 탐구작으로 모로코 민속음악이 효과적으로 쓰여졌다. 흑백.
‘데이지 클로버 속에’
(Inside Daisy Clover·1965)
1930년대 벼락 스타가 된 남자 같은 여자 배우 데이지를 통해 할리웃의 내막을 비판한 드라마. 데이지의 스타로의 부상과 양성애자인 배우와의 결혼 그리고 신경파탄과 자살기도 등이 얘기된다. 데이지로 나온 나탈리 우드의 실제 삶과 많이 닮아 화제가 됐다. 로버트 레드포드 공연. 28일 하오 7시30분 카운티 뮤지엄 빙극장(323-857-6010) 동시상영.
‘회교 세계서 코미디 찾기’(Looking for Comedy in the Muslim World)
일자리 없는 코미디언 앨버트가 국무부 프로젝트 실행자로 워싱턴에 초청된다. 인도와 파키스탄에 가서 무엇이 회교도를 웃게 하는가를 조사해 500페이지의 보고서를 쓰는 것.
앨버트는 두 명의 정부측 보조자와 함께 뉴델리에 도착한다. 허름한 사무실에 본부를 차린 앨버트는 현지인 통역자로 예쁜 마야를 고른다. 앨버트는 마야와 함께 거리에 나가 인터뷰를 하는데 사람들이 마이동풍식 대답을 한다. 그런데 앨버트가 파키스탄서 비자를 발급 못 받게 되자 그의 보조자들이 인도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코미디언 지망생 파키스탄인들과 앨버트의 심야면담을 마련한다. 미국인이 인도에 와서 이상한 여론조사를 하고 심야에 불법 월경을 하면서 파키스탄을 들락거리자 앙숙간인 인도 파키스탄 양정부에 비상이 걸린다. PG-13. 일부극장.
‘큰 엄마의 집 2’(Big Momma’s House 2)
코미디언 마틴 로렌스가 여장 FBI 요원으로 나와 히트한 액션 코미디의 속편.
로렌스가 이번에는 조국안보를 지키기 위해 국가를 위태롭게 만드는 혐의자로 지목된 사람의 엉망진창 가정에 보모 겸 하녀로 위장 취직해 사람잡고 기물을 때려부수면서 웃긴다. 로렌스가 취직한 가정은 극비 정부 정보문서에 접근할 수 있는 치명적 컴퓨터 바이러스 고안자인 탐의 가정.
빅 마마(로렌스)는 오렌지카운티의 탐의 집에 보모 겸 하녀로 들어가 탐의 아내와 부부의 아기 앤드루 및 앤드루의 두 누나를 돌보고 시중을 든다. 빅 마마는 태도와 목소리를 여자처럼 유지하며 아이들 돌보면서 정보 캐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바빠. PG-13. 전지역.
‘대축제’(The Big Carnival·1951)
미디어의 특종 욕심 때문에 엉뚱한 피해를 입는 취재 대상과 이를 둘러싼 대중들의 서커스 같은 불난리를 그린 매서운 언론비판 영화. 특종을 해 대도시에로의 복귀를 꿈꾸는 뉴멕시코의 한 작은 신문사 기자(커크 더글러스)가 고대 인디언 유적지의 굴에 빠진 사람을 구출하는 상황을 자기의 목적에 맞도록 마음껏 이용한다. 매우 신랄한 영화로 더글러스 등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 빌리 와일더 감독. 원제는 ‘숨겨진 에이스’(Ace in the Hole).
‘선셋 대로’(Sunset Boulevard·1950)
성공하려고 몸부림치는 할리웃의 젊은 각본가와 한물간 무성영화의 여왕간의 관계를 통해 할리웃을 조소한 걸작 드라마. 월리엄 홀든, 글로리아 스완슨 공연. 빌리 와일더 감독. 27~28일 뉴베벌리 시네마(323-938-4038) 동시상영.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