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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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5개 만점)

2006-01-27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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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ew World)

영국 군인-추장 딸의 사랑과 이별

영국인들의 미 신대륙 개척의 드라마로 지난 연말 오스카상 후보 자격을 얻기 위해 1주일간 개봉된 후 철수했다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왔다.
당초 150분짜리를 이번에 테렌스 맬릭 감독이 15분을 잘라 재편집했는데 긴 것보다 훨씬 더 드라마가 분명해졌다. 과작인 맬릭의 4번째 영화로(감독생활 32년간) 얘기보다 풍경과 소리들의 소묘와도 같은 감각적인 자연화라고 하겠다.
17세기 초 버지니아의 제임스타운에 영국군인 캡튼 스미스(콜린 파웰) 등 탐험대 일행을 태운 선박이 도착한다. 스미스는 정찰대를 이끌고 내륙으로 들어가다 파우하탄 원주민들에게 체포된다. 스미스가 처형되기 직전 자기 몸으로 이를 막는 여자가 추장의 14세난 딸 포카혼타스(코리아나 킬처-순수와 육감성의 절묘한 조화미). 그후 스미스와 포카혼타스는 원시 속의 아담과 이브처럼 사랑을 즐기나 군인인 스미스는 본부로 돌아간다.
한편 영국인들이 귀국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추장은 영국인들의 거주지인 포트 제임스를 공격할 준비를 한다. 그런데 포카혼타스가 이 사실을 스미스에게 통보, 그녀는 아버지로부터 쫓겨나 영국인들에 의해 유럽 여자로 가꿔진다. 또 다른 탐험명령을 받고 미국을 떠난 스미스가 죽었다는 (스미스가 포카혼타스로 하여금 자기를 잊게 하려고 만들어냈다) 소식을 전해들은 포카혼타스는 자기를 사랑하는 담배경작자 존(크리스천 베일)과 결혼해 함께 영국으로 간다.
얘기를 매우 생략적으로 진행시키면서 나무 풀 숲 그리고 하늘과 강 등 자연의 모습 그대로와 그것들의 소리를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순수에 대한 문명세계의 유린과 문명과 자연을 대표하는 두 남녀의 에덴동산적 사랑과 이별을 시 쓰듯 또 사색하고 풍경화 그리듯 이야기했다.
바그너의 오페라 ‘링’사이클 제1부 ‘라인의 황금’의 시작 부분에 나오는 금관악기의 둔중하고 서정적이며 느린 멜로디가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PG-13. 전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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