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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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님 가르침 잊지못해요”

2006-01-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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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의대생 50여명, 올해도 태권도 스승 강익조씨 방문

30여년전 한인 태권도 사범으로부터 무술과 인심을 배운 외국인 제자들이 스승에 대한 존경과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매년 한 번씩 도장을 찾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의리의 주인공들은 강익조 전 뉴욕한인회장으로부터 지난 1978년 태권도를 배운 브롱스 소재 ‘아인스타인 메디컬스쿨’의 의대생 50여명이다.
그들은 당시 강 사범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운 후 현재 보스턴과 펜실베니아, 조지아, 캘리포니아 등 미 곳곳에서 유능한 의사들로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보다 나은 사람이 돼라’고 늘 강조한 스승을 잊지 않고 매년 강 사범을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지난 14일 뉴욕을 방문, 강 사범과 함께 만나 스승과 제자간의 정을 나누며 옛 추억을 회상했다.
강 사범을 처음 만났을 때는 20대의 ‘겁 없는’ 청년들이었지만 이제는 하바드 대학 암센터의 소장에서부터 교직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두고 있는 40~50대 ‘의젓한’ 기성세대가 되어버렸다.
모두들 나름대로 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한 전문인들이라 자부하지만 환갑을 훌쩍 넘긴 스승님 앞에서는 30여 년 전 부터 몸에 배인 ‘차렷! 선생님께 경례’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로널드 디피노(하바드 암센터 소장, 태권도 5단)씨는 “사범님은 늘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강조하셨다”며 “이와 같은 스승님의 가르침이 오늘의 우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1974년 강 사범을 처음 만난 월터 에디씨는 “사범님으로부터 절제력과 결단력, 남에 대한 존중을 배웠다”고 전했다.
강 사범은 “거의 30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이렇게 제자들이 잊지 않고 매년 찾아줄 때마다 돈이나 명예와는 결코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본인이 가르친 700여명의 제자들이 모두 친자식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강 사범은 이어 “본인에게 이처럼 인덕이라는 행운이 있기까지에는 아내(강행자씨)의 내조가 큰 몫을 했다”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뉴욕한인 청과상조회(현 청과협회)와 뉴욕 한인회장을 두 차례에 걸쳐 지낸 바 있는 강 사범은 은퇴할 나이에도 불구, 아직까지도 뉴욕주 스카스데일과 커네티컷 그레니치에서 유단자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지난 2003년에는 하버드 의대에도 ‘강 태권도·합기도’ 도장을 설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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