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추억의 명화 ‘처녀 샘’

2006-01-20 (금)
크게 작게
살해된 딸에 대한 아버지의 복수
믿음과 폭력, 죄의식 절절히 그려

중세 스웨덴을 무대로 믿음과 복수와 야수성의 이야기를 절실하게 다룬 잉그마르 버그만 감독의 1960년작 흑백 걸작.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 수상작. 신성과 세속적인 것 그리고 살해된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복수심을 묘사한 내용이어서 다분히 무겁지만 영화를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사유와 철학 및 종교적 표현 양식의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깊은 영향을 남길 영화다.
14세기 스웨덴은 기독교와 여타 종교들이 사람들의 관심을 사려고 서로 다툴 때. 15세의 처녀인 카린은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 버릇없는 소녀다. 카린은 성모 마리아를 위해 교회에 촛불을 밝히려 가면서 15명의 처녀가 만든 가운을 입는다. 그녀를 동반하는 사람이 사생아를 임신한 카린의 의붓언니 잉게리로 잉게리는 카린을 질투한다.
둘이 길을 가다 잉게리는 다리를 지키는 사람의 집에 머물고 카린 혼자 숲을 지나가다 2명의 나이 먹은 남자와 1명의 소년을 만난다. 착한 카린은 양치기들인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데 배를 채운 뒤 두 성인은 카린을 능욕한다. 이를 바라보는 것이 소년과 뒤늦게 길을 나선 잉게리.
한편 세 양치기는 카린의 가운을 팔려고 길을 가다가 카린의 집에 묵게 된다. 카린의 어머니가 딸의 피묻은 가운을 이들이 소지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남편 토레(맥스 본 시도우)에게 알린다. 그리고 토레는 세 양치기를 칼로 무자비하게 살해한다. 숲속에서 딸의 시체를 발견한 토레는 신의 존재를 회의하면서 울부짖는다. 토레가 딸의 시체를 들어올리자 땅에서 샘이 솟고 토레는 그 곳에 교회를 짓겠다고 약속한다. 죄의식, 복수, 신앙, 폭력 및 사악에 관한 신비적 의미를 지닌 영화로 연기들이 좋다. DVD. 40달러. Criterion.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