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기부한 노인 태워다 줍니다”
2006-01-18 (수)
ITN프로그램 가주까지 확산
차편 필요할 때마다 라이드
1회 7~8달러 차값서 공제
은퇴하거나 수입이 끊긴 노령자 주택 소유주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리버스 모기지론(reverse mortgage loan)과 같은 개념을 노인들의 자동차에도 적용하는 이색 프로그램이 샌타모니카시 등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약 10년전 메인주 포틀랜드시에서 ‘인디펜던트 트랜스포테이션 네트웍’(Independent Transportation Network)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노령자들이 갖고 있는 자동차를 기부하면 차편이 필요할 때마다 라이드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기부한 자동차의 시가를 따져 한번의 라이드에 7~8달러를 쳐서 공제하며 꼭 자동차만이 아니라도 현금이나 기타 귀중품도 그를 위한 자신의 어카운트에 넣어 그만큼 차편 제공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65세 이상의 노령자들은 운전을 한다 해도 횟수도 극히 적고 또 운전을 전혀 하지 않거나 운전공포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는데 착안하여 비영리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노인들은 집에서 거의 놀다시피 하는 자동차를 도네이션 하고 시장을 보거나 가까운 곳을 방문할 때는 ITN에 전화를 걸어 라이드를 받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17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ITN은 정부의 세금을 쓰지 않고 노인을 태우는 차량 운전자도 자원봉사자가 주류를 이루며 꼭 필요한 인력 외는 운영비가 거의 지출되지 않기 때문에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ITN은 포틀랜드 지역에서는 이미 1,000명의 멤버가 가입되어 있으며 지난 한해만도 1만5,200회의 라이드를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캘리포니아주의 샌타모니카시와 플로리다주 올랜도, 또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과 트랜턴시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기타 지역에서도 이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메인주의 연방 상원의원 수잔 콜린스는 올해 이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대시키는 캠페인에 향후 5년 동안 2,500만달러의 연방지원을 한다는 법안을 곧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TN은 노령자들이 내는 교통사고가 가장 교통사고율이 높은 청소년 운전자 그룹보다 더 많다는 통계를 바탕으로 되도록 노령자의 자가운전 비율을 줄여 인명피해를 감소시키자는 데서 출발했다.
ITN은 창설자인 미즈 프룬드는 1988년 당시 자신의 3세 된 아들 라이언이 집 앞에서 놀다가 84세의 노인이 몰던 차에 깔리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후 이를 본격적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라이언 소년을 친 노인 운전자는 경찰 진술에서 자신이 개를 친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