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대 러시의대 김승모, 유병호 의사
한인들 이민후 발병잦은 원인ㆍ시기 규명
시카고 러시의대 병원의 두 한인 의사가 주도한 연구에 의해 미국에만 오면 걸리는 병, 알러지성 비염(allergic rhinitis)에 대한 발병 시기 및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져 주목되고 있다.
러시의대 조교수 유병호씨와 펠로우십 과정인 김승모(Andrew S. Kim)씨 1993~1998년 천식클리닉을 방문한 시카고 한인 246명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한 논문에 따르면, 미주 한인들이 가장 많이 알러지성 비염 증상을 보이는 시기는 이민 도착시기로부터 대략 8년 후이며, 가장 주된 원인은 대기를 통한 꽃가루 때문인 것으로 밝혔다. 알러지성 비염은 미국인 전체 인구의 최대 40%가 앓고 있는 흔한 병이나, 타인종에 비해 한국인들은 거의 걸리지 않은 병이어서, 미주 한인들의 높은 발병률은 그동안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으로 취급돼 왔다.
김씨와 유씨는 논문에서 알러지를 발전시키는데는 환경적, 유전적 요인이 둘 다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이번 연구는 미주 한인과 같은 이민자들에게 있어 미국의 새로운 주택형태, 카펫 사용, 수도관 부실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변화가 질병을 유발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추정하건대 한국에서 나무가 깔린 소형주택이나 아파트 등에 살던 한국인들이 미국에 와서는 카펫이 깔린 주택, 환기 시스템 등이 설치된 주택에 살면서 겪는 차이, 한국에선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알러지 유발 물질과의 접촉 등이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알러지가 주로 8년 후에 발병하는 이유에 대해 산악형 기후에 살던 한국인에게 낯선 북미주 상주 앰브로시아 꽃가루 알레르겐과의 접촉은 6~7차례에 걸친 계절적 노출 이후 발병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참가자인 246명의 한인 가운데 ▲한국에서 태어났거나 거주한 적이 있는 자 ▲미국에 이민 오기 전까지는 알러지성 비염을 앓지 않았던 자 ▲한국에서 미국으로 곧바로 이민 온 자 ▲피부 등 신체검사, 병원진료기록 등을 통해 공기를 통한 알러지성 비염에 걸렸던 사실이 확인된 자 등의 기준에 적합하는 한인은 남성 91명과 여성 87명 등 총 178명이었다. 이 중 38명은 흡연자였고 22명은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39.4세(최연소 10세, 최고령 83세)였고, 가장 심한 알러지성 비염을 앓고 있는 나이층은 30~39세 사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미국 거주기간은 13.5년이었고 미국에 도착한 후 평균적인 발병 시기는 8년 후였다. 이중 71명은 연중 내내 알러지를 가지고 있으며 94명은 계절별로 알러지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꽃가루 알러지 요인으로 인한 환자는 전체의 59%, 고양이로부터의 전염은 44%, 우엉(cockleburpollen) 전염은 41%, 집안 내 먼지로 인한 전염은 35%, 푸른 곰팡이로 인한 전염은 29%로 각각 집계됐다.
한편 이들의 연구논문은 ‘알러지 & 애즈마 프로시딩’이란 학술지에 곧 게재될 예정이다.
<송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