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배추 99센트, 가만있지 않겠다

2006-01-14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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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진출, 대형 H마트 덤핑 공세 여부 주목

기존 업체들 ‘지역 특성, 입맛, 정성으로 승부하겠다’


배추 10~12포기가 들어가는 50파운드 한 박스에 단돈 99센트. 작년 애틀란타에서는 H(한아름)마트, 아씨, 그랜드 마트, 남대문 등 대형 한인 식료품점 4군데가 동시에 들어서서 원가 이하의 파괴적인 가격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인근 소규모 한인 그로서리 6개가 문을 닫았다.


오는 6월말 오픈하는 수퍼 H마트 나일스점에서도 이렇게 상상을 초월하는 저가 공세를 펼쳐 주변 식료품점을 초토화시킬 지에 대해 기존 업체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런 덤핑 정책으로 몇 달간 무·배추 값을 절약하더라도 바로 동네에 위치하는 슈퍼마켓이 문을 닫게 될 경우, 손쉽게 반찬을 구입하거나 급하게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 없게 된다. 시장 구조가 독점화 될 경우 특정 업체가 가격을 좌지우지하게 돼,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도 득이 될 것이 없다. 시카고 현지 식료품점 대표들은 H마트가 상도덕은 반드시 지켜야지 덤핑 판매 등을 통해 기존 업체들을 무너뜨리고 나서 혼자 독식하겠다는 행위는 절대 벌어져서 안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애틀란타는 시카고와 시장 구조와 규모가 다르다는 점에서 애틀란타 상황이 꼭 재연된다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애틀란타는 일년동안 초대형 매장 4개가 동시다발적으로 오픈해서 가격 경쟁이 심하다. 거주 한인들은 널리 퍼져있고 인근 타주에서 도매를 하러 대형 매장에 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소형 업체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이다. 또한 애틀란타 대형 매장 들에는 타인종 고객들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마트 허선 부사장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지점이 비용 대비 매출 순이익이 맞아야 존재하는 독립 채산제이기 때문에 대량 구매에서 오는 이점을 활용해 저가 판매하는 품목도 있겠지만, 매장 전체를 저가 매장화 시킬 계획은 없다며 저가라는 것도 상식선에서 납득이 가는 가격이지 마이너스 가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H마트가 상식을 벗어나는 가격 정책을 펼치지만 않는 한 소규모 마켓들도 한번 경쟁해 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애틀란타에서 H마트하고 5분거리에 있고 유일하게 생존한 뉴코어 슈퍼마켓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H마트가 11시까지 문여는데 저희는 12시까지 열었고 고기, 김치 같이 우리가 자랑할 만한 상품을 특화시켰다며 동네 슈퍼마켓으로서 손님들에게 살가운 친절함으로 다가서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서 그는 대형 매장들은 지금 특정 상품 중심으로 세일하며 초반보다는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해서 어떤 품목은 우리가 더 싼 것도 있다며 처음에는 타격이 많았지만 이제는 조용하고 저녁 반찬거리를 빨리빨리 살 수 있는 이곳으로 손님들이 많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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