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관을 넓히는 여행

2006-01-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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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라이프교육칼럼/김두제 뉴라이프아카데미 원장

워터루와 토론토 대학에서 “공부벌레”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게 있다면 그것은 전세계를 몸으로 직접 경험 해 보고 싶은 여행이었다. 물론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었던 것도 있지만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만 먹었으면 충분히 여행 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는 기존의 공부 방법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면을 이야기 했다. 물론 아직도 이런 부분에서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도 많지만 새해를 맞이하여 몇 번에 걸쳐 자녀와 부모들이 같이 세상과 삶을 배우면서 자신들의 생각과 특히, 세계관을 넓히는 여행에 대해서 말해 보겠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도자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그들이 어릴 때부터 아주 폭 넓은 세계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여행을 통하여 일반적인 사람들이 갖지 못하는 폭 넓은 세계관을 소유하게 되고 나아가서는 자신과 다른 문화/인종/종교 등을 어느 누구보다도 정확하게 이해하기 때문에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세월이 많이 지난 지금 대학교/대학원 과정을 왜 그렇게 빨리 끝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 아쉬운 것은 그때 1년 ? 2년 정도 공부를 연장 하면서 세계여행을 했다면 지금보다 더 넓은 경험과 식견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글을 통하여 한번 강조 하고 싶은 것은 여행은 나이가 들어 은퇴해서 하는 것 보다는 가능하면 어릴 때부터 여행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토론토 대학원 과정을 다닐 때 내가 가르치던 한 학생 어머니가 나와 면담을 해 왔다. 짧게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 할 수 있다. (그 학생의 이름을 편의상 죤이라고 부르겠다)
죤은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토론토 대학교 입학을 해서 1학년을 잘 마치고 휴학을 하고 전세계를 여행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죤은 고등 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잘 했기 때문에 여행할 충분한 돈을 모았을 뿐 아니라 여행 후에 부모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대학교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죤의 부모님의 생각은 1년을 쉬게 되면 다른 학생들 보다도 뒤로 처질 것이라고 죤의 계획을 반대하였다.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니까 나보고 죤을 설득해서 죤의 생각을 바꿔달라는 것이었다. 특별히 완고한 아버지가 자신의 자존심을 걸고 아들의 계획을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상당히 심각했다. 다행히 죤의 아버님은 나를 아주 신뢰하기 때문에 만나서 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할 수가 있었다. 결과는 오히려 반대하는 그 부모들을 설득해서 죤이 마음 편하게 여행하고 올 수 있도록 정리되었다.
그 이후에 죤이 나를 찾아와서 자신이 왜 여행을 하려는 이유와 목적을 장시간을 설명했다. 사실 죤이 나에게 자신의 여행목적과 이유 및 계획들을 설명하고 조언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오래 시간을 들여 그 학생의 이야기를 들은 이유는 나에게 자신의 여행 계획을 이야기 하면서 스스로 잘 정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다. 지금도 일년 동안 가는 곳 마다 자신의 여행경로와 “사건”들을 자세하게 깨알글씨로 적어서 보낸 우편엽서가 생각이 난다. 그 중 몇 개는 내 일기장 어딘가에 끼어져 있다. 사실 죤 뿐만 아니라 다른 몇 명의 학생들이 학기 중에 여행을 갖다 온 학생들을 만나서 대화를 해 본 결과 그들의 삶은 여행 전 보다 훨씬 멋이 있었고 “성공적”이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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